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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심학봉 의원, 보험설계사 성폭행 의혹 … 경찰 소환조사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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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성폭행 혐의로 신고가 접수된 새누리당 소속 심학봉 의원을 경찰이 소환조사키로 결정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구지방경찰청은 2일 “심 의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40대 여성 보험설계사의 신고가 지난달 24일 접수돼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여성은 지난달 13일 오전 심 의원이 자신을 대구의 한 호텔에서 성폭행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12일 심 의원이 해당 호텔을 찾은 뒤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이용해 두 차례 이 여성과 연락을 취했고, 13일 오전 휴대전화로 세 차례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폐쇄회로TV(CCTV) 분석을 통해 이 여성이 13일 오전 11시쯤 호텔에 왔다가 50분 뒤 호텔을 나간 사실도 파악했다. 심 의원이 같은 날 정오쯤 호텔 로비에서 체크아웃 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다만 이 여성의 진술이 처음과는 달라졌다. 당초 성폭행 혐의로 심 의원을 신고했던 여성은 이후 “(성관계는) 강제가 아니었다”며 번복했고 “심 의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경찰은 심 의원에 대해 서면 진술을 받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파장이 커지자 대면조사키로 방향을 틀었다. 소환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내년 총선을 앞둔 당 이미지에 타격을 입힐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일단은 “경찰의 조사 결과를 지켜보자”(이장우 대변인)는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어떤 식으로든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강하다. 당내에선 “범죄 여부를 떠나 평일 오전 술에 취한 채 호텔에 머물며 이런 행동을 했다니 말이 되느나” “당일 잡혀 있던 중요한 상임위 회의에도 빠졌다”는 비판이 들끓고 있다.

 야당도 공세에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정현 수석부대변인은 “새누리당에서 이런 종류의 사건은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지만 사안이 터질 때마다 미봉책에 그쳤으니 이런 일이 재발되는 것”이라며 “사실로 드러나면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유독 새누리당에선 성(性)문제와 관련된 추문이 계속 이어졌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골프장 캐디 성희롱 혐의로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그 외에 ▶2012년 김형태 전 의원의 제수 성폭행 의혹 사건 ▶2010년 강용석 전 의원(당시 한나라당) 아나운서 성희롱 발언 사건 ▶2006년 최연희 전 의원(당시 한나라당) 여기자 성추행 사건 등이 있었다.

 본지는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심 의원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다만 심 의원은 주변 사람들에게 “성폭행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난 결백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한다.

김경희 기자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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