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주말 주차료 속이다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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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지난 토요일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공영주차장에 주차했다가 어이없는 일을 당했다. 오후 3시40분쯤 차를 세운 뒤 "주차 요금이 얼마냐"고 물었더니 주차관리원은 "무조건 1천원을 내라"고 했다.

분명히 주차장에 들어서며 본 표지판에는 10분에 2백원이라고 적혀 있었고 근처에서 볼 일이라고 해봤자 20분이면 넉넉하게 끝날 것이었기에 "왜 그렇게 비싸냐"고 물었더니 그 관리원은 "휴일이나 토요일 오후 3시 이후에는 원래 다 그런다"고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명색이 공영주차장이라면서 평일보다 한가한 주말에 바가지를 씌우다니 좀 분한 생각도 들었지만 요금을 내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그런데 볼 일을 마친 뒤 차를 빼다가 놀라운 사실을 알았다. 우연히 주차장 구석에 있는 안내판을 보게 됐는데 거기에는 '토요일에는 오후 3시까지만 운영된다'고 적혀 있는 것이 아닌가.

3시까지 운영한다는 것은 그 시간 이후에는 주차료를 받지 않는다는 뜻일 것이다. 내가 낸 주차료는 도대체 누가 가져갔단 말인가.

김동연.서울 강남구 도곡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