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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우드父子, 代이은 한국인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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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아들아, 한국에 있는 2사단을 지휘하러 떠나는 너에게 30여년동안 지갑에 간직해 온 메시지를 전해 주고자 한다. 이 메시지는 네가 지휘할 사단이 얼마나 훌륭한 부대인가를 상기시켜 줄 것이다."

존 우드 미2사단장(소장)의 대(代)를 이은 한국과의 인연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지난해 7월 19일 미2사단장에 취임한 우드 소장의 부친 윌리암 우드는 미 육사를 졸업한 뒤 한국전쟁 당시 미2사단 작전장교로 1년 동안 낙동강 방어전투 등 가장 치열한 전투에 참여했다.

그는 1951년 6월 한국을 떠났다가 63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미1기병사단 대대장으로 근무한 뒤 73년 전역해 현재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에서 노년을 보내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우드 소장이 최근 한국군 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미2사단장 부임 직전 '2사단 선배'인 부친이 자신에게 보내온 편지내용을 소개하면서 알려졌다.

"50년 8월 31일 북한군은 낙동강 방어선을 지키고 있던 유엔군에게 대대적인 공세를 가했다. '모든 장병들은 마지막까지 한 사람도 빠짐없이 각자의 자리를 사수하라'는 카이저 사단장의 친필 메시지가 내려왔다."

우드 사단장의 부친은 이 편지에서 50년 8월부터 9월 초의 낙동강 방어전투에서 미2사단이 처했던 긴박한 전투상황을 이 같이 설명하면서 자신이 배속됐던 부대의 최고지휘관이 된 아들에 대한 자랑스러움을 표시했다.

우드 사단장은 부친의 뒤를 이어 72년 미 육사를 졸업하고 소위로 임관한 뒤 78년 한국에서 1년간 미2사단의 포병장교로 근무하다가 귀국했다. 이후 독일 등지에서 대대장과 여단장 등 주요 보직을 거친 후 24년 만인 지난해 미2사단장으로 한국에 다시 돌아왔다.

그는 사단장에 취임하면서도 부대원들에게 "그 옛날 전장에서 우리 미군장병과 한국군은 한 팀이 되어 싸웠고 또 승리했다"며 한.미 양국간의 우정을 강조했었다고 한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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