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타행 인증서로도 스마트폰 대출 … 모바일 전문은행 ‘위비뱅크’ 출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7면

지난 5월부터 우리은행의 모바일 전문은행 ‘위비뱅크’가 출범했다. 이광구 은행장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위비뱅크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 우리은행]

우리은행이 IT기술을 기반으로 한 금융서비스인 핀테크 분야에서 한발 앞서가고 있다. 이광구 은행장이 지난해 취임사에서 밝힌 “2015년을 ‘스마트디지털 뱅크’의 원년으로 삼고 혁신적 디지털 뱅킹 서비스를 도입하자”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은행권 중 핀테크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5월부터 모바일 전문은행 ‘위비뱅크(WiBee Bank)’를 출범했다. 위비뱅크는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에 앞서 운영경험과 수익모델 검증을 위한 시범 모델로 탄생했다. 위비뱅크는 향후 설립하게 될 인터넷 전문은행에서 판매할 중금리 대출, 간편송금 서비스를 먼저 선보였다. 별도의 모바일 앱인 ‘위비뱅크’에 탑재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검증하게 된다. ‘위비 모바일 대출’은 SGI서울보증과 협약해 최대 1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한 중금리 서민금융 상품이다. 은행권 최초로 타행 공인인증서로도 대출이 가능하다. 본인 확인 은 휴대전화 사진촬영을 통한 비대면 방식을 선택했다.

독자 개발한 간편송금 서비스인 ‘위비 모바일 페이’는 한번만 핀번호를 등록하면 추가로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가 없이도 하루 최대 50만원 범위 내에서 계좌이체가 가능하다. 또 지하철 보관함에 착안해 만든 송금기능도 있다. 송금인이 의뢰금액을 위비뱅크 보관함에 보관하면, 휴대폰·카카오톡·페이스북 등을 통해 친구에게 메시지가 전달되고, 송금 내역을 전달 받은 수취인이 보관함에서 찾아가는 방식이다.

고정현 인터넷전문은행 TFT 팀장은 “위비뱅크는 별도 브랜드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차별화된 신상품 및 서비스를 출시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축적된 운영 노하우가 업계 선두로 한국형 인터넷 전문은행을 설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핀테크 사업 선도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에서 핀테크사업부를 신설했다. 당시만 해도 금융시장에서 ‘핀테크’라는 용어가 지금처럼 집중 조명을 받지 않았을 때다. 현재 핀테크사업부에는 23명의 직원과 함께 계열사 직원도 파견 근무 중이다. ICT기반의 혁신적 금융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지급결제·송금 ▶신기술 발굴 ▶제휴·스타트업 ▶인터넷전문은행 등 4대 분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 5개월간 ICT기업들과 ‘경계 없는 제휴’를 추진해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사업을 개발하고 있다. 2월에는 KT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애셋 매니지먼트 동산담보 대출관리 시스템’ 및 고객에게 맞춤 신상품 안내, 쿠폰 등을 제공하는 ‘기가비콘 타겟 마케팅 시스템’ 등을 공동 개발해 시범 운영했다.

핀테크 산업의 중요 분야인 스타트업 기업 지원을 위한 움직임도 분주하다. 지난 5월 금융위원회 주최로 열린 핀테크 데모데이(Demo-day)에서 우리은행은 더치트(thecheat.co.kr 사기피해정보공유 사이트)와 신기술 개발과 활용에 상호 협력하기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해 사기거래로 인한 피해 예방을 위한 대응 모델을 구축하기로 했다. 송금과정에서 사기거래를 방지하는 솔루션을 개발·제공하고 있는 더치트에 기술적·법률적 컨설팅을 제공하며 조만간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송덕순 객원기자 song.deokso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