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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란계 1백주년 기념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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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일제시대 강원도 삼척지방 유림들이 나라사랑 운동을 펴기 위해 조직한 금란계(金蘭契)가 올해로 1백주년을 맞아 금란계 회원들은 9일 선배 계원들이 세운 동해시 무릉계 금란정에서 기념행사를 가졌다.

회원과 지역 주민 등 6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에선 선배 계원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제사와 항일 투쟁의 내용을 담은 2.4m 높이의 기념탑을 제막식이 거행됐다.

금란계는 일제의 지방 향교 말살정책에 반발, 삼척 지역 유림 38명이 1903년 6월 조직됐다.

이후 금란계원들은 자주 독립을 선언하는 등 일제의 압제에 항거하는 구국 활동을 활발하게 벌였다. 1905년에는 계원 전원이 경찰에 이틀간 구금돼 갖은 고초를 당했고, 1908년 지하 결사체로 변신한 뒤에도 군자금 모금을 통한 의병활동을 벌이다 일부 계원들이 옥사하기도 했다.

후배 계원은 일제의 압제에서 해방되자 이를 기념하기 위해 계원 각자의 성금을 모아 지난 47년 삼척시 이원동에 정자를 건립했고, 56년 대형 반석으로 유명한 무릉계로 정자를 이전해 금란정(金蘭亭)이라 이름을 붙이고 이곳에서 선배 계원들의 뜻을 기리고 있다.

38명으로 출발한 금란계원은 그후 전국 각지에서 뜻 있는 유력인사가 대거 동참해 현재 3백여명으로 늘어났고 매년 봄과 가을에 계원들이 모여 사회활동을 벌이며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지금도 홍재문(洪在文)씨를 비롯한 38명의 초기 계원들의 명단이 금란정에 걸려 있고, 무릉반석 바위에도 새겨져 있다.

금란계 심상택(71) 운영위원장은 “선배들의 뜻을 이어받아 인의예지(仁義禮智)에 입각한 청소년 및 사회 선도 활동·지역 불우노인 돕기 등 각종 사회봉사활동 등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며 “구국의 이념을 담은 금란계를 대대손손 이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삼척=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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