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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007년 미국보다 훨씬 나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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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에 밝은 헤지펀드 고수들이 중국 증시의 리스크를 강력하게 경고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딜리버링 알파’컨퍼런스에서다. 콘퍼런스에선 지금 중국 상황이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본격화한 2007년 미국보다 더 나쁘다는 진단까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헤지펀드 앨리엇 매니지먼트 창업자인 폴 싱어는 “중국 증시 붕괴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는 이듬해인 208년 리먼 브라더스 등 굴지의 금융기관 파산을 촉발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헤지펀드 퍼싱 스퀘어 캐피털 매니지먼트 창업자인 억만장자 윌리엄 애커먼은 그림자 금융의 팽창, 과도한 차입, 당국의 필사적인 증시 부양 노력 등을 거론하면서 “현재 중국 상황은 2007년 미국보다 훨씬 나빠 보인다. 중국 증시 상황이 무섭다”고 말했다. 더블린 캐피탈의 공동창업자인 군들라흐는 현재의 중국 증시를 기술주들이 붕괴한 1999~2000년 나스닥과 비교했다. 그는 “중국은 너무 변동성이 커서 투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헤지펀드 거물들은 중국에 대해 ‘신뢰’ 문제를 제기했다. 투명성이 부족하고 경제통계가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애커먼은 2분기 중국 경제가 7% 성장했다는 중국 정부 발표를 문제삼았다. 그는 “그 숫자를 누가 믿겠느냐”고 반문했다. 메리 에르도에스 JP모건 에셋 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증시는 실물 경제를 반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폴 싱어는 최근 중국 당국이 주가 급락을 막기 위해 주식거래를 정지시킨 것을 비판했다. 그는 “갑자기 주식 거래를 할 수 없고, 주식 가격도 알 수 없고, 중개업체도 파산하게 됐다”며 “중국 증시에 대한 인식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행사에 참석한 많은 투자자가 싱어의 비관론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i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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