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금지 약물인줄 몰랐다. 뭐가 아쉬워서 주사를 맞았겠느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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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시스]

"제가 국가대표를 1~2년 한 것도 아니고, 세계적으로 이름 석자 알린 선수라고 자부하는데 뭐가 아쉬워서 주사를 맞았겠습니까."

14일 수영선수 박태환(26)이 자신에게 금지약물 '네비도'를 투약한 혐의로 기소된 T병원 원장 김모(46ㆍ여)씨에 대한 공판에 나와 이같이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강병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씨의 공판에 검찰측 증인으로 출석한 박 선수는 이날 자신이 맞은 주사(네비도)에 포함된 테스토스테론이 금지 약물인지 몰랐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씨나 T병원 측으로부터 네비도 사용에 따른 주의사항을 설명 받았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박 선수는 목소리를 높여 "설명받지 못했다"고 부인했다. '테스토스테론이나 남성호르몬이 금지 약물인지 몰랐느냐'는 변호인측의 질문에도 "(선수로써)창피한 일이지만 문제 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답했다. 박 선수는 김씨의 병원을 찾게 된 경위에 대해선 "평소 알고 지내던 뷰티 컨설턴트로부터 피부 관리 등을 해주는 곳으로 소개받았고, 외부 운동을 하다보니 피부가 붉어지고 나빠져 관리 등을 받으러 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선수는 도핑 테스트에서 문제가 된 지난해 7월 29일 처방 주사에 대해 "피부 관리를 받으며 잠들었다 깬 뒤 의사 김씨로부터 주사를 처방해주겠다는 권유를 받았다"며 "'도핑에 문제되는 것이면 맞을 수 없다'고 했지만 김씨가 '문제없다'는 식으로 답해 맞게 됐다"고 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해 7월 박 선수에게 세계반도핑기구 금지약물인 '네비도'의 부작용과 주의사항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투여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정혁준 기자 jeong.hyuk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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