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반입한 탄저균 … 활성화 여부 확인 않고 폐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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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주한미군이 한국에 반입한 탄저균 샘플이 감염 위험이 있는 생(生)탄저균이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정부 관계자가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정부 관계자는 12일 비공개 브리핑에서 “이번에 반입된 탄저균 샘플의 경우 활성화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폐기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활성화 여부를 확인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주한미군은 4월 26일 ‘주피터 프로그램’ 시연을 위해 감염 위험이 없게 불활성화 처리를 한 탄저균 샘플을 경기도 오산 미군기지에 반입했다. 주피터 프로그램은 북한의 생화학 무기 위협에 대비할 목적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탄저균 샘플은 미국 유타주의 군 연구소에서 제공받았으며 민간업체를 이용해 배송받았다. 미 국방부는 해당 사실을 통보받은 후 탄저균 샘플을 폐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주한미군 측은 미 국방부로부터 폐기를 통보받은 뒤 탄저균이 살아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폐기했다고 한국 정부에 설명했다고 한다.

 한국과 미국 정부는 해당 사고를 조사하기 위한 합동실무단을 11일 구성했다. 합동실무단은 탄저균이 반입됐던 오산기지 검사실을 방문 조사할 계획이다. 한·미 양국은 15일 열릴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에서도 탄저균 배달사고를 공식 안건으로 상정하기로 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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