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고속전철 서울∼부산을 2시간에 달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경부간을 2시간대에 달리는 고속전철이 등장한다.
청주엔 새 국제공항이, 광양만엔 부산항을 능가하는 대규모 국제항이 건설된다.
수도권의 지하철망이 완성되고 부산에 이어 대구·광주에도 지하철이나 경량전철이 등장한다.
춘천∼대구 중앙고속도로등 고속도로망도 현재보다 배 가까이 늘어나 거미줄 같은 망을 형성하게되며 세계일주항공노선 개설과 함께 서울은 동북아항공교통의 십자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전인구의 80%가 도시에 거주하고 전국이 거대도시화함에 따라 도시교통은 더욱 심각한 과제로 등장할 전망이다.
이는 20년후에 도래할 우리나라 교통상황의 조감도. 정책당국자와 교통문제전문가들을 통해 21세기초에 나타날 세부적인 교통현황을 앞당겨 살펴본다.

<철도>
시속2백10km의 고속전철이 서울∼부산간 4백20km를 2시간에 달린다.
현재 일본의 신간선열차 (시속1백60km) 보다 더 빠른 이 고속전철은 85년 불변가격으로 2조원이 드는 대공사.
염태섭 교통부수송조정국장은『이 고속전철공사는 92년에 착공, 97년에 개통하는 것이 가장 경제성이 있다는 전문기관의 판단에 따라 될수록 20세기가 끝나기 전에 착공할 계획』이라고 밝힌다.
이 고속전철이 등장하면 국민생활과 의식도 크게 바뀔 것은 필연적인 사실.
서울서 아침 먹고 부산 가서 일보고 다시 돌아와 서울서 점심 먹고…. 60년대말 고속도로개통으로 시작된 전국 하루생활권시대가 다시「한나절」생활권으로 좁혀진다.
성급한 연인들은 퇴근후, 서울과 부산에서 1시간씩 열차를 타고 대전서 만나 대청호반에서 데이트를 즐긴 다음 헤어져 밤열차로 집에 돌아갈 수도 있다.
『수도권의 서울∼인천∼반월∼수원∼의정부간에는 순환전철망이 형성되고 부산∼대구∼포항∼울산간에도 또다른 순환전철망이 형성돼 지역교통의 중추기능을 맡게될 것이라고 신영국철도청기획관리관은 철도의 2005년을 내다본다.
60∼70년대 적자에 허덕이던 철도청은 88년 경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면서 공사화될 예정. 남북교류에 따라 단절된 경의·경원선도 복원돼 신의주·경원까지 열차가 달리게된다.

<육운>
철도의 부활에 따라 고속버스는 현재의 장거리수송에서 중장거리여객수송용으로 기능이 줄어들고 시외버스의 고급화로 고속·시외버스의 구분이 없어진다.
2005년 전국의 자동차는 현재의 92만대에서 92배가 넘는 1천1백만대로 늘어날 전망. 그중승용차는 현재의 30만대에서 2백50만대로 늘어나 인구1천명당 50대꼴로 보급된다. 이는 현재의 일본수준에 약간 못미치는 것 .
또 전국의 고속도로망은『90년대까지 기존고속도로의 애로구간인 ▲서울∼인천 ▲대전∼광주 ▲마산∼진주 ▲수원∼새말 ▲대구∼마산간을 확장하는데 이어 ▲서울∼대전 ▲성남∼판교 ▲인천∼온양 ▲반월∼신갈 ▲대구∼춘천구간이 신설될 것』이라고 건설부 노원태도로국장은 설명한다.
고속도로는 현재의 총연장 1천4백21km에서 1천km가량이 더 늘어나 2005년까지는 남한을거미줄처럼 엮는 망을 완성하게될 전망.
또 지방도를 포함한 전국의 도로 포장률도 현재의 39.2%에서 90년까지 61.5%, 2005년까지는 80%수준에 이를 것으로 건설당국은 보고 있다. 웬만한 시골길도 포장이 끝난다는 얘기다.

<해운>
남해안에 부산항을 능가하는 대규모 국제항이 문을 연다.
현재 제2제철이 건설중인 광양만이 그 제1후보지.
부산·인천항은 90년대까지 계속적인 확장·보조항건설사업에도 90년대 말에 이르면 시설용량이 포화상태에 이를 전망.
이에 따라 건설될 새 국제무역항은 그때 예상되는 부산항의 연간하역능력 4천8백만t보다 많은 4천9백만t이상 능력을 갖춰야 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함께 배후엔 약3백만인구의 새도시가 들어설 전망.
광양만신항이 건설되면 대중공 무역의 중계항으로도 중요성을 갖게된다.
그때 우리나라 상선보유량은 현재의 7백만t보다 3배 이상 늘어난 2천6백만t.
『대부분의 상선은 컨테이너화되고 고성능·저공해의 신형선박으로 바뀔 것입니다.』
양해경해운기술원장은『그때쯤 원자력상선등 신형선박의 등장도 예상된다.』고 말한다.

<항공>
청주에 새국제공항이 들어서고 국적항공사의 세계일주항공노선망이 완성된다. 현재의 점보기보다 대형·고속기가 장거리 국제노선에 취항하고 국내주요도시간에는 소형셔틀여객기가 뜨며 자가용 경비행기·헬리콥터도 널리 보급될 것이다.
86∼2011년까지 3단계로 건설될 청주국제공항은 활주로 1개·여객청사·계류장의 1단계공사(3천5백억원 소요) 가 92년 끝날 예정. 김철용교통부항공국장은『2005년이면 1단계시설로 모자라 2단계확장공사가 진행중이거나 완료될 것』으로 전망한다.
중공의 문호개방에 따라 서울∼중공노선이 개설되고 이에 따라 한국은 동북아 항공교통의 십자로로 등장할 것을 예상된다.

<도시교통>
2005년 한국의 인구는 5천2백만명.
그중 80%가 도시에 거주하게 되며 교통량은 부문별로 최하 4배에서 최고 16배까지 늘어나(도표 참조)대도시교통문제가 특히 심각한 과제가 될 것이라는 것이 당국과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그중에도 약1천5백만명의 상주인구가 몰릴 서울은 인천·수원까지 2천만 인구의 거대도시화돼 대중교통이 큰 과제로 등장하게 된다.
현재의 1∼4호선 외에 더 많은 지하철·전철로 거미줄 같은 대중교통망을 이루어야만 도시기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부산도 지하철노선의 연장이 필요하며 대구는 도시형태상 지하철보다 돈이 덜드는 고가경량 전철망 구성이 예상되고 있다.
지하철망의 완성에 따라 시내버스의 역할은 줄어들 것이나 2층버스·굴절버스등 수송능력이 높은 신형 버스들이 등장, 운행될 것이다.
승용차들은 그때쯤 현재보다 공해가 월등히 적은 신형차들이 개발될 것이며 전기나 수소를 원료로 쓰는 현재 실험단계의 새차들이 실용화될 가능성도 있다.
늘어난 승용차들로 도시지역에 서는 주차장 부족이 현재보다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며 러시아워때는 지하철 정거장까지만 차를 몰고와 지하철은 바꿔타는 환승시스팀이 일반화된다.
KAIST 교통연구부장 신부용박사는 2005년 한국교통의 미래를『전국이 하나의 거대도시화됨에 따라 대중교통, 특히 소통이 문제가 된 상황으로 바뀔 것』으로 내다보고『지금부터의 치밀한 연구와 효과적인 투자가 보다 나은 교통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지적한다.<문병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