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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 수입에 무슨 일이…증여세 급증하고 법인세 감소

중앙일보

입력

깊은 불황의 골은 세수 실적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기업실적 둔화로 법인세는 크게 감소하는 반면 부동산시장 침체를 계기로 절세 여건이 좋아지면서 증여세 신고자가 1년 만에 8000명 가까이 늘어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30일 국세청이 발표한 2014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수입은 195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조5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국세수입이 소폭이나마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2013년 세 부담을 늘린 소득세 덕분이었다. 지난해 54조1000억원이 걷힌 소득세 징수액은 전년보다 5조7000억원이 불어났다.

소득세를 뺀 다른 세목은 소폭 증가 또는 제자리걸음을 했거나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심각한 부분은 법인세로 나타났다. 지난해 42조7000억원이 걷힌 법인세는 전년보다 1조2000억원이 줄어들면서 2013년부터 2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는 경제의 성장엔진인 기업 활동이 활발하지 않다는 방증이어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반면 돈 많은 사람들이 주로 내는 증여세 신고세액은 크게 늘어났다. 증여세는 자산 가격이 낮을 때 증가세를 보이는데 지난해 신고액이 1조8788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0.3%(1762억원) 증가했다. 신고인원 역시 지난해 8만8972명으로 전년에 비해 9.9%(7979명) 증가했다. 증여세 신고세액은 201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신고인원은 2012년까지 감소하다가 2013년부터 2년 연속 증가했다.

김동호 선임기자 d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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