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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운영 반성·평가의 계기로… | 연말 가계부 결산 요령을 알아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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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난 1년동안 한 가정의 살림살이 기록인 가계부를 결산하고 새로 맞는 해를 위한 예산을 세워야할 때.
가계부 결산은 실생활과 대응시켜 기록한 수입과 지출을 계산하는 것으로 지난해 가정 경제의 동향을 한눈에 알 수 있고 다음 해를 위한 예산의 근거가 된다.
가계부의 연말 결산은 지난 12개월의 월별 수입과 지출총액을 계산한다. 그 결과는 물론 ⓛ수입과 지출 일치 ②수입이 많아 잉여금이 생김 ③지출이 많아 부족액이 생김 등 3가지 양상을 나타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숫자로 나타난 곁과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의 반성과 평가라고 서병숙 교수(한양대·가정 경제)는 얘기한다. 그 결과의 원인이 무엇인지, 가계 운영의 불합리한 점은 없는지를 따져 보고 스스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잉여금이 생겼지만 지나친 내핍으로 가족들의 불만이 높다면 잘못된 가계 운영입니다. 또 적자 가계인 가정은 신속히 그 원인을 찾아내 대비해야 합니다』고 서 교수는 얘기한다.
지난 1년간의 지출 동향을 살피는데는 단순히 수입과 지출 총액만을 계산하지 말고 식료품비·주거비·광열수도비·가구집기 가사용품비·피복 및 장신구·보건의료비 등 비목별로 연간 통계를 내는 것이 유용하다.
경제기획원이 조사한 83년도 도시 가계연보에 따르면 전 도시 전 가구의 가구당 월평균 소비 지출 비율은 식비가 38.9%, 주거비 5%, 광열수도비 7.7%, 피복 및 신발비 8.1%, 보건의료비 7.1% 등.
또 생활비 총액 중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인 이른바 엥겔계수는 25% 이하가 고도의 문화생활, 25∼30%는 문화중류, 30∼50%는 중류.
이상의 객관적인 수치를 자신의 가계 지출과 비교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대체로 교육비·공과금·세금 등은 융통성이 적은 지출. 반면 피복비·오락 및 문화비 등은 탄력성이 높지만 가족들의 개성에 따른 요구와 만족도를 고려하여 절충해야 한다.
일단 올해 가계부의 결산이 끝나면 그를 근거로 85년을 위한 예산을 짜야 하는 데 먼저 명절·가족들의 생일·입학과 졸업·예상되는 가족의 증감 등을 생각해야 한다. 불요불급한 지출은 피하고 꼭 필요한 내구재 구입 등도 연간 예산에 넣어야 한다.
적은 수입으로 성공적인 가계를 이끌어 나간 성공 사례가 대체로 그렇지만 저축분은 크게 가계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미리 떼어 놓는 것이 중요하다.
50대의 가정주부 이동기씨(53·서울 성북구 석관동)가 성인·대학생인 두 아들과 여중생인 딸 4가족이 한달 생활비 25만여원으로 생활하면서도 저축을 하고 있는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자녀 교육비로 2년 만기 50만원의 은행 적금 부금으로 매달 1만 9천 8백 50원, 20년 만기의 8백만원 주택부금으로 매달 6천 8백 80원을 저축한다는 것이다.
가계부 기록은 많은 잇점이 있다. 각종 경제 동향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고 △재산 증감의 변화를 알 수 있으며 △낭비와 불합리한 지출을 발견할 수 있고 △각종 상품 가격을 정확히 인식할 수 있다 등.
따라서 건전한 가계를 운영하고 먼 장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가계부를 써야 할 것이라고 서 교수는 주장한다.

<박금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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