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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금리우대로 중산층저축 늘려|총통화증가율 연말까지 9.5%늘어날듯|1-2금융권의 불균형 해결위해 계속 노력할터|부실기업은 연차정리…기업 중점육성은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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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최우석 경제부장=올들어 계속 죄던 돈줄을 요즘 좀풀어놓은 모양입니다. 연말이며 자금타령을 하던 기업들도 잠잠하고 여기저기서 기공식러시가 일어나는가 하면 수백·수천억원이 드는 계획들이 잇달아 터져나오는등 연말 자금사정이 유례없이 풍성한 느낌입니다.
▲김만제 재무장관=선거가 다가오니까 정부가 돈보따리를 풀고있는게 아니냐는 생각들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 모양입니다만 그건 옛날이야기입니다. 따라서 선거가 끝나면 자금사정이 그게 어려워질 것이라는 일반의 생각들도 다 기우지요. 풀어 놓은 돈이 있어야 거두어 들이고 또 그에따라 자금사정이 나빠질수도 있는건데 푼돈이 없고 앞으로 풀생각도 없읍니다.

<자금압박은 기우>
▲최=그렇다면 상반기에 워낙 죄다가 요즘 상대적으로 늦추니까 기업들이 다소 여유를 느낀다는 이야기입니까.
▲김=무엇보다도 자금조달의 패턴이 그게 달라졌기 때문이겠지요. 총통화증가율은 연말까지 9.5%정도에 그칠 전망입니다만 제2금융권의 경우에는 작년보다 30%나 늘었읍니다.
전체적인 자금공급은 지난해와 별 차이가 없읍니다.
▲최=사실 요즘 기업이 자금조달하는것을 보면 은행이 안방을 빼앗겼다는 인상입니다. 예전같으면 대부분 은행에서 빌어오고 제2금융권은 이를 보조하는 정도이던것이 요즘은 뒤바뀌어 버렸어요.
▲김=과도기 현상입니다. 안정기조를 유지하려니 총통화를 줄이지 않을수없고 은행금리가미흡하니 그런대로 실세금리를 반영하는 제2금융권으로 돈이 몰려버린것이지요. 금리차에 따른 제1, 제2금융권간의 불균형을 알고있지만 이 문제는 내년에도 쉽사리 해결키는 어렵다는게 솔직한 대답입니다.
▲최=몇번에 걸친 금리조정으로 은행금리와 제2금융권의 금리는 격차가 보아졌으나 아직 미흡하지 않습나까.
▲김=공금리를 올려서, 되는 문제라면 쉽겠읍니다만 가급적 실세금리가 안오르게하면서 금리차를 좁히려니 어려운점이 많습니다. 앞으로도 현재 14∼15%선에 머물러있는 제2금융권금리를 그대로유지하면서 공금리를 접근시키는 방향으로 금리정책을 펴나갈 생각입니다.

<가계저축에 혜택>
▲최=돈 문제는 결국 가계부문의 저축을 어떻게 늘러나가느냐로 귀착되게 마련인데 저축률을 높이기위해 장기 가계저축에 대해 세제혜택을 준다든지, 특히 중산층의 재산형성을 위해 재재형저축의 가입대상폭을 넓힌다든지 할 필요가 있지 않겠읍니까.
▲김=중산층의 저축수단이 부족하다는 문제에는 동감입니다만 금리자율화의 바탕이 없이 실시할 경우에는 국민의 세금으로 이자를 대주는식의 또다른 왜곡현상이 나타납니다.
저축증대는 물가안정의 바탕위에 다양한 금융상품 개발등으로 해결해야지 조세인센티브를 통해 해서는 곤란하다는 생각입니다.
▲최=정부가 저축증대를 외치면서도 중산층이 손해안보고 저축을 할수있는 적당한 저축제도가 없는것 같습니다.
금리가 높은 재형저축은 월수구40만원이상이면 가입할수없고 환매채니 국공채같은것은 아무래도 생소하고 그렇다고 부동산을 살수도 없고…. 단자회사나 투자신탁·상호신용금고등에가면 금리를 좀더 주지만 아무래도 친근한것은 은행예금이나 적금이아닙니까.

<집·땅값만 올라>
은행에 갖다 맡겨도 별손해를 안본다는 생각이 들어야 예금을 많이 할것이고, 그래야 소비를 줄여 저축을 할것이 아닙니까. 현재 년24%(5년만기)나 되는 재형저축의 이율을 좀낮추고 가입대상을 늘린다든지 은행예금도 장기가계저축에 대해서 조금 높은 이자를 주고 세금도 낮춰주는것도 한 방법이 아니겠읍니까. 많은 사람들이 장래에 대비하여 저축을 좀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은행에 가면 손해보는것같아 주저하는 경우도 있는것 같습니다.
▲김=저축을 늘리기 위해 저축유인책을 마련해아겠다는것은 늘 생각하고 있읍니다. 중산층을 위한 저축제도마련, 가계장기저축에 대한 우대금리나 제도혜택등을 검토하고 있읍니다.
▲최=근로자들의 큰 불만은 근로소득과 재산소득간의 불균형이 지난 및년간 보다 심화됐다는 점 같습니다. 최근 3년간 임금은 거의 제자리걸음인데 비해 집이니 땅값은 많이 오르지 않았읍니까. 그러다보니 집을 지어도 진짜 필요한 사람은 살돈이 없어 못들어가고 실수요자가 없으니 주택경기는 부진하고… 이런 악순환이 아닙니까. 주택문제해결은 집을 많이 짓는것 보다 실수요자가 집을 살수있게 해주는것이 더 중요한것 같습니다.
▲김=건축경기가 좀 부진해도 집값은 내려야겠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아무리 집을 많이 지어도 집없는 사람이 집을 살수없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옛낱처럼 건축경기를 일으키기위해 거래수요를 촉발시키는 정책은 절대 쓰지 않겠읍니다. 실수요자들이 집을 살수있도록 어떻게든 터무니없이 높은 집값을 내려야하겠고 또 하나는 적은돈으로 일단 집을 사고 오랜기간에 걸쳐 저축으로 갚아나가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해야겠습니다.

<기업도 힘길러야>
▲최=올들어 산업구조를 조정하는 문제가 크게 부각있읍니다. 해외건설·해운업에 정부가 손을 대기 시작했고 요즘은 섬유산업문제로 설왕설래가 있었읍니다만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갈 생각입니까.
▲김=문제가 하루 아침에 생긴게 아닌만큼 앞으로도 시일을 두고 해결재 나가야겠지요. 인플레 체질하에서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진 기업들이 안정성장하에서 적응력을 잃고 쓰러지는것은 안정화의 대가라고도 할수있읍니다.
물론 돈을 찍어내 부도를 막아주면 정부로서도 편할지 모르지만 그래서는 끝이없는것이지요. 그러나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감안해 연차적으로 부실기업이 정리되도록 해나갈 방침입니다.

<충격 최대로 완화>
▲최=해외건설이나 해운이 외부상황이 어려어졌기는 다른나라나 마찬가지 조건인데도 우리는 충격이 너무 큰것 같습니다.
▲김=부실기업문제가 왜 생겼느냐, 또는 이것이 누구책임이냐하는 식을로 따져본대야 이제는 소용없는 일 아닙니까. 인플레하의 고속성장의 결과라 해야겠지요.
이미 저질러진 일이니 이것을 어떻게 충격없이 수습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최=그래서 요즘 김장관보고 소방수란 소리를 많이 하던데요.
▲김=누가해도 해야할 일이지요. 앞으로는 옛날같이 중점지원·중점육성 하는식의 특정산업지원은 거론조차 하지않아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인위적인 지원은 결코 좋은 결과를 낳지 않는것 아닙니까.
▲최=요즘 대기업규제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정부도 메스를 가하고 있읍니다만 현실적으로 대기업의 비중이 막중하고 또 계열기업들을 팔려해도 살사람이 잘 나시지 않는것이 실정이 아닙니까.
▲김=정부의 대기업규제는 우리경기가 받아들일수 있을은만한 규모에서 다른 부문과의 불균형을 줄여나가자는 것이지 대기업을 누르자는것은 아닙니다. 이른바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대신 주력업종에 집중투자하도록 유인해 나간다는것이 정부방침입니다.

<정리땐 세제혜택>
또 문어발식확장을 막겠다는것도 예컨대 계열사가 60개인 그룹을 30개로 줄이겠다는 얘기가 아니라 업종수를 줄인다는 뜻입니다. 즉 전자회사가 계열부품생산회사를 몇개 갖든 이는 하나의 하나의 전자업종이므로 문제가 아니지만 전자회사가 다른 신규업종에 손댄다든지 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말이지요. 같은업종이라면 다른기업을 흡수·합병한다거나 회사를 세우는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고 오히려 전문화라는 측면에서 지원을 해 나가야지요.
경영합리화를 위해 계열기업을 정리할 경우 지금은 합병의 경우에만 특별부가세를 면제해줄 방침있읍니다다만 내년에는 주력기업에만 전념키위해 합병이 아닌 형태로 정리할때도 세금혜택을 줄 방침입니다.
▲최=사양산업 정리같은것은 없읍니까.
▲김=정부가 어느산업을 사양으로 보아 정리한다든지 하는일은 있을수 없읍니다.
같은 섬유라도 기술개발이나 경영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우열이 갈라지지 않습니까. 다만 산업의 발전추세로 보아 좀 어렵다고 생각되는 업종에서 보다 유망한 것으로 전환한다든지 할때 도움을 주는일은 할수 있겠지요.

<사양업종 전환율>
▲최=금년경제운용중 성장과 물가는 괜찮았는데 국제수지에서 다소 차질이나지않았읍니까. 내년은 괜찮겠읍니까.
▲김=그래서 내년엔 극제수지에 가장 역점을 둘 계획익니다. 86년에 국제수지균형을 이룩하기 위해 내년 경상적자를 5억∼7억정도 줄이는것이 절대과제입니다. 어떻든 달성해야하고 또 가능하나고 생각합니다.
▲최=금년의 14억달러적자에서 내년도에 5억∼7억달러로 줄인다는것이 무리가 아닐까요.
▲김=올해 다소 차질이 난것은 변명같습니다만 예상치못한 미국의 고금리와 원유비축증가가 큰 몫을 차지했습니다. 내년 수출입규모가 3백억달러씩이 넘으니 정부나 기업이 같이 조금씨만 노력 하면 가능할것입니다.
▲최=외채 걱정들을 많이하는데 괜찮겠읍니까.
▲김=외채 문제를 정부가 안일하게 보지않나하는 생각들도 있는 모양인데 그건 절대 그렇지않습니다. 외채의 원인이 어디있건간에 장기적으로 대처, 해결해나가야 할 문제이고 단기간에 수습하려해서는 또다른 부작용을 낳게됩니다.

<외채는 장기해결>
외채삭감이 절박하다해서 직접적인 수입규제를 한다든지 비교우위도 무시하고 덮어놓고 국산화한다든지 하는것은 근원적인 해결책이 될수없읍니다. 어디까지나 국민들의 자발적인 소비절약이나 저축증대를 통해 서서히 원칙적으로 풀어나가야지요.
▲최=환율문제는 어떻습니까. 옛날엔 국제수지개선을 위해 환율인상을 하지않았읍니까.
▲김=환율을 한꺼번에 올리는 일은 절대 없을것입니다.
▲최=내년에도 일이많아 소방수노릇을 계속해야겠군요. 오랫동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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