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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과 창조경제, 제주서 만나 K뷰티가 된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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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3호 21면

박근혜 대통령이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맨 왼쪽)과 K뷰티 활성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차(茶) 문화는 우리나라에서 건너갔는데 일본의 히트상품이 됐다. 문화로 만들지 못한 우리나라에는 보리차와 숭늉만 남았다. 국내 차 문화를 다시 키워내야 한다.”

아모레퍼시픽 창조경제혁신센터

아모레퍼시픽 창업자인 고(故) 서성환 선대회장은 1970년대 중반 입버릇처럼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는 79년 녹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제주도 불모지를 사들여 돌과 잡목을 걷어내고 다원을 조성했다. 이는 오늘날 아모레퍼시픽이 ‘오설록’ 사업에 진출하는 밑바탕이 됐다.

차 사업 진출이라는 선대회장의 창의성이 30여 년 시간을 초월해 재현됐다. ‘창조경제’와 ‘K뷰티’라는 트렌드를 앞세워서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6일 제주도에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 창조경제센터는 지역 내 화장품 산업의 연구와 육성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오는 9월 제주시 아라동에 위치한 제주테크노파크 바이오융합센터에 들어선다. 건립에는 모두 1000억원 이상이 투입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창조경제센터를 2017년에 서귀포 서광다원 터에 총 면적 3423m² 규모로 확장 이전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창조경제혁신를 제주 지역 내 화장품 산업의 연구·육성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센터 내에는 30억원을 들여 화장품 원료를 추출·분석·연구하는 설비를 갖출 예정이다. 제주도 내 화장품 기업이나 창업 희망자들이 신청하면 이곳에서 화장품 제조와 판매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 직원들은 이곳에서 중소기업의 애로를 듣고 해결책을 찾아주는 컨설팅 서비스를 지원한다. 자금 지원도 병행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제주 창조경제 활성화를 지원하는 상생펀드 중 중소기업 상생펀드에 300억 원을 출연해 도내 중소기업의 사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그린뷰티밸리(Green Beauty Valley)’ 사업에도 600억원을 투자한다. 녹차생산기지를 신축하고 휴식형 스파 리조트와 관광마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서귀포지역에 위치한 도순다원에 프리미엄급 녹차 생산기지를 새로 구축해 녹차 관광기지로 만들 계획이다. 이 사업을 통해 약 1만~1만 5000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특히 제주 용암 해수와 제주 녹차 잎을 활용한 휴식형 스파 리조트를 만들고 제주 유기농 녹차의 재배에서 상품화까지의 전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결합해 프리미엄 뷰티체험 관광 콘텐트를 개발할 계획이다.

회사측은 녹차재배라는 1차 산업, 녹차 원료화와 상품생산이라는 2차 산업, 녹차밭을 관광상품화한 3차 산업이 융합돼 시너지를 내는 6차 산업의 롤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 아모레퍼시픽은 제주 지역 자연 생태의 보전과 문화 콘텐트 활성화를 위해 100억원 규모의 공익재단 ‘이니스프리 재단’도 설립할 계획이다.

선대회장이 차 사업에 뛰어든 이후 아모레퍼시픽과 제주의 인연은 계속됐다. 이 회사는 현재 도순다원을 비롯해 서광다원, 한남다원 등 3대 유기농 다원을 운영하고 있다. 규모만 모두 330만m²에 이른다. 2001년 서광다원 맞은편에 국내 최초의 차 전시관인 ‘오설록 티 뮤지엄’을 지은 데 이어 2013년 차 문화체험공간인 ‘오설록 티스톤’과 화장품 브랜드 체험공간인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를 열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송당리 비자림마을, 신흥리 동백마을처럼 신규 원료 관광마을을 발굴하고 도내 기업들에는 원료 구매부터 제조 노하우까지 지원하게 되면, 제주는 K뷰티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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