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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와중에… 대한항공 시니어 할인 폐지

미주중앙

입력

대한항공이 한국행 미주노선에 적용하던 시니어 할인 제도를 폐지해 비난을 사고 있다. [중앙포토]

미주 한인사회도 한국의 메르스(MERS) 감염 확산으로 신경이 곤두서 있는 마당에 국적기들은 마뜩잖은 일만 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지난 9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메르스 감염 환자 및 직계 가족의 경우 7월 15일까지 출발이 확약된 마일리지 티켓 환불 수수료를 면제한다'고 알렸다.

아시아나입장에서는 고객을 배려하는 차원이라고 했지만 마일리지 티켓의 경우, 유효기간 내(1년) 환불 수수료가 30달러 혹은 3000마일 공제가 고작인데다, 그마저도 대한항공은 이미 무료로 하고 있는 있는 터라 지나친 생색내기용 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심지어는 아시아나항공 미주본부 직원조차 '실효성이 없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을 정도다.

대한항공은 한 술 더 떴다. 메르스 걱정에 정신이 팔린 소비자들 모르게 이달 초부터 은근히 시니어 할인 요금제를 없애 버렸다. 시니어 할인은 60세 이상 고객에 정상가의 10% 정도를 할인해 주던 것으로, 은퇴한 시니어들에게는 적지 않은 혜택이었지만 대한항공은 아무런 설명도 없이 폐지, 한인들의 화를 돋구고 있다.

대한항공은 시니어 할인을 먼저 없앤 후 지난 10일 한인 여행사들에만 관련 공문을 돌리고 '시니어 요금제를 없애는 대신 한시적으로 오는 7월 말까지 발권을 하는 경우 기존 시니어 요금에 상응하는 할인'을 하도록 조치했다. 60세 이상 시니어임을 증명하면 정상가의 13.2%를 깎아 준다는 내용이다. 갑작스런 폐지로 일부 여행사나 노인들의 반발이 예상됨에 따른 유예조치인 셈이다.

이에 대해 대항항공 LA지점 관계자는 "시니어 요금은 아시아나항공도 마찬가지지만 미주 출발편에만 적용돼 왔다. 국적기 외에 타 항공사들도 하지 않는 제도이고, 그동안 항공사 내부적으로도 매출 측면이나 형평성 논란 등으로 폐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래도 미주 한인고객들을 위해 지켜왔던 것인데, 이번에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안다. 메르스 상황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측은 시니어 할인제를 폐지하는 대신 시기별로 다양한 할인제도를 운영함으로써 결국엔 비슷한 할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의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한인들은 반발하고 있다. LA한인타운에 사는 김모씨는 "항공사 사정은 있겠지만 왜 하필 지금이냐. 다들 메르스에 정신이 팔려 있는 터에 대한항공의 처사는 너무도 속 보이는 행동"이라며 "더구나 요금 제도가 바뀌는 것이라면 응당 많은 사람이 알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여행사에서도 "시니어 할인 폐지는 국적기 관계자들 사이에서 진작부터 나온 얘기이긴 하다. 하지만 그 때가 하필 지금인지는 의문이다. 메르스 문제만이 아니다. 한인경제가 전반적으로 위축돼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국적기의 경우 시니어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40% 정도는 되는데, '되로 주고 말로 받는 격'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시니어 할인 제도 폐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시니어 할인은 다른 항공사들은 없는 제도이거나 있더라도 시기별 할인 정도일 뿐이다. 진작부터 폐지 논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수선한 마당이라 추후 논의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니어를 위한 타 항공사들의 할인 제도는 많이 없어졌거나 제한을 두고 있기는 하다.

델타항공은 특정 노선에만 국한하고 있고 전화 요청에만 응하고 있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60세가 아닌 65세 이상이며 그것도 일부 국내선에만 적용한다.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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