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개통 두 달 대구 모노레일, 혁신도시까지 연장 추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대구시 수성구 대구스타디움은 스포츠 시설이지만 시민 쉼터 역할도 하고 있다. 스타디움 주변이 공원처럼 꾸며져 가족 나들이객이 많다. 경기장 지하에는 대형 쇼핑몰이 있어 쇼핑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문제는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스타디움 앞을 지나는 버스 노선이 3개에 불과하다. 주거 지역이 아닌 야산 아래 자리잡고 있어서다. 휴일이면 나들이객이 몰고 나온 차량으로 주변 도로까지 주차장으로 변하기 일쑤다. 곽영길 대구시 체육시설관리사무소장은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스타디움에 도시철도 노선이 없다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대구시가 도시철도 3호선(모노레일)의 연장을 추진하면서 시민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연장 노선이 지나는 수성구와 동구 주민들은 더욱 그렇다. 수성구 지산범물택지지구와 동구의 혁신도시를 연결하는 단거리 노선이 유료도로인 범안로밖에 없어서다.

 시가 노선 연장을 추진한 것은 2012년부터다. 2011년 대구스타디움에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치르면서 관중 수송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금호강 북쪽의 동구 안심 지역이 부도심으로 부상하면서 연장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안심 지역에는 혁신도시와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있다.

 이에 따라 모노레일의 종점인 수성구 범물동 용지역에서 스타디움을 거쳐 의료복합단지를 연결하는 13㎞ 구간(정거장 9개)을 추가 건설키로 했다. 내년에 기본계획을 세우고 2020년 착공할 계획이다. 사업비는 4918억원이다. 시는 지난 5일 국토교통부에 이 사업의 예비 타당성 조사를 신청했다. 조사 결과는 내년 6월께 나올 예정이다. 이 과정을 통과하면 사업이 본격화하고 전체 공사비의 60%를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다.

 대구시는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최근 한국교통연구원의 조사에서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투자 비용 대비 편익(B/C)이 0.95로 사업 추진 기준인 1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공기업들이 혁신도시로 이전했고 첨단의료복합단지에도 연구시설과 기업들이 속속 입주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소로 꼽았다. 연장 구간이 지하철 1, 2호선과 환승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들었다. 안용모 대구도시철도 건설본부장은 “스타디움 주변에 수성의료지구도 조성되고 있는 만큼 승객 수요는 충분하다고 본다”며 “반드시 통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 의견도 나온다. 시의 분석과 달리 동구와 수성구를 오가는 승객이 많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지난 4월 개통한 모노레일의 탑승객이 예상 승객 수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점을 예로 든다. 애초 모노레일 추진 과정에서 예상 승객이 부풀려진 만큼 연장 노선도 비슷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구시 채무가 2조2000억원에 달하는 등 재정 상황이 좋지 않은 점도 들고 있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사업에 들어갈 돈을 일자리 창출이나 복지 에 투입하는 게 지역경제 활성화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honggs@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