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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동시통역사 새 인기직종으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회의산업의 주역인 동시통역사가 여성들의 새로운 인기직종으로 부상되고 있다.
동시통역이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한 79년 8월 국내 처음으로 동시통역대학원(현 통역대학원)이 외국어대 부설로 생겨나면서부터.
통역대학원에는 2년 과정의 한국어 대 외국어 통역번역부 8개 과와 3년 과정의 영어 대 외국어 통역번역부 8개 과가 운영되고 있는데 지금까지 6회의 졸업생을 배출, 1백30명의 동시통역사를 탄생시켰다.
이중 80명이 동 대학원 부설통역번역센터에 소속돼 현역 일선통역사로 활약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약70%가 여성. 초기에는 평균 연령이 35세 정도로 높았으나 점차 하향세를 보여 최근에는 30세 정도로 낮아졌다.
동시통역사의 일당은 세금을 제한 금액이 20만원.
월 소득은 계절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나나 국제회의가 러시를 이를 때는 1백만원을 훨씬 웃돈다고 통역번역센터 수석연구원 최용웅씨는 말한다.
83년의 IPU 서울총회, 월드 네트 위성토론 등으로 동시통역사가 널리 알려지면서 통역대학원 지원자도 크게 늘어 인기학과의 경우 평균 10대 1의 경쟁을 보일 정도. 현 재학생의 65%가 여성으로 이 가운데는 주부도 상당수다.
김이배 통역대학원장은 동시통역사에 여성들이 몰리고 있는 이유를 『여성들의 어학에 대한 천부적 자질과 시간적으로 매이지 않고 가정 일을 하면서 일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으로 분석한다.
동시통역사로 활약하고 있는 김정화양(26)은 『동시통역은 연사가 말한 지 3초 후에 함축성 있는 어휘를 골라 중요내용을 전해야 하기 때문에 극도의 긴장이 요구되지만 적성에 맞으면 훌륭한 여성직종으로 보람을 느끼며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부로 통역사를 겸하고 있는 이화실씨(28)는 『통역사 초기에는 주최측에서 남성을 원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부드러운 여자음성이 딱딱한 회의분위기를 바꿔주며 실력차도 없어 여성통역사를 환영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동시통역사의 문제는 통역시장의 점유율이 30%에도 못 미친다는 것. 전문통역사만이 통역을 주도할 수 있다는 인식이 일반화될 때 동시통역사의 전망은 더욱 밝아지리라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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