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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신예로 "세대교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40대 초의 신예 건축가들이 건축문화계의 새로운 정상으로 부상되고 있다. 지난해 독립기념관 마스터플랜작성 참여와 최근의 「예술의 전당」「국립국악당」설계를 통해 두각을 드러낸 건축가는 김원씨(41· 건축연구소 광장대표)와 김석철씨 (41· 건축연구소 아키반대표)-.
이들 두 건축가는 고교와 대학(서울대공대 건축공학과)1년 차이로 동창이다.
건축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소장 신예들의 등장을 20여 년 동안 건축문화계의 정상을 누려온 김중업· 김수근 시대에 변화를 가져오는 「세대교체」로 보기도 한다.
현역으로는 가장 원로인 60대의 김중업씨와 50대 후반의 김수근씨는 제3공화국 시절 주한프랑스 대사관· 부여박물관·문예회관과 최근의 국립진주박물관 설계 등으로 건축계 정상의 자리를 지켜봤다.
소장 김석철씨의 경우 국제 지명공모로 실시된 이번 「예술의 전당」 설계에서 최종 선정되기 전까지는 거의 「무명」에 가까왔다.
국전이나 건축대전· 국내외 현상설계 등에도 응모한 일이 없다.
이번 「국립국악당」건립 설계에 선정된 김항씨도 구전을 반대해 세칭 「비국전파」로 지난해 올림픽조직의 건물 현상설계에서 1등을 한 게 유일한 응모당선 경력이다.
이들 두 소장 건축가는 지난 82년부터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분리된 건축대전의 초대작가가 되긴 했지만 눈에 띌만한 활약은 없었다.
원로들은 미학중심의 조형미에 강하고, 소장들은 공학중심의 기능에 강하다는 평도 있긴 하다.
어쨌든 일반사무실을 건축보다는 작품성이 높은 것으로 인식돼 하나의 「명예」 로 여겨지는 공공 문화예술 시설의 건축설계를 통해 새롭게·부상한 소장들의 시대가 확실히 자리를 잡은 것인지는 단언하기 아직 어렵다.
이번 국악당과 예술의 전당 설계비는 총 공사비의 2·4%인 15억 원-.
이 같은 설계비는 선진국 총 공사비의 6∼12%에 비해 아주 낮은 것이다.·
독립기념관의·경우도 2%를 약간 넘는 선이었다.
건축가에게 돌아가는 설계비는 전기·냉난방·수도 등의 설계비를 제외한 것이다.
따라서 예술의 전당이나 독립기념관 등의 설계는 작품을 남긴다는 「명예감」이 크다.
「갓」 과 「부채」를 상징한 고유 전통의 조형미와 최신의 기능을 살렸다는 예술의 전당 설계로 높은 정상을 올라선 40대 신예 건축가들의 작품은 건물 완공과 함께 보다 구체적인 평가를 다시 받게 될 것 같다. <이반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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