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수비」장신중공 봉쇄"|아주여자농구 결전앞둔 한-중공 감독의 심승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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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상해=조이권특파원】 샹하이(상해)에서 벌어지고있는 제10회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ABC)는 4연패를 노리는 한국과 홈코트의 잇점을 안고 8년만에 패권탈환을 노리는 중공과의 대결로 압축됐다.
당초 이곳 전문가들은 실업 3년생이하로 대거 세대교체를 이룬 일본을 다크호스로 지목했으나 한국·중공에 비해 한수아래인것으로나타났다. 1m90㎝가 넘는 2명의 장신선수를 포함한 일본은 중공에 94-40으로대패했고 말레이시아에 38-27로 힘겹게 이기는등 기량이 다듬어지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따라서 한국은 중공과 결승리그 마지막경기(23일)와 최종결승전(24)등 두차례 대결로 이대회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게 되었다.
한국의 코칭스태프(조승용·신현수)는 『이제까지 모든 경기를 대중공전에 대비한 컨디션조절에 맞추어왔다. 중공과의 경기를 앞두고 우승향방에 관계없는 결승리그부터 사력을 다할것인지 혹은 이를 포기하고 최종결승전에 대비할것인지 아직 결정을 하지못했다』면서 당일 코트에서의 컨디션여하에 따라 대처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한국은 예선에서 평균득점 1백23점, 실점 37점으로 중공(득점 1백32점, 실점 41점)보다 공격과 수비에서 약간 앞서있으나 상대팀들의 전력이 고르지 않은데다 두팀이 전력을 철저히 숨겼기 때문에 이 수치로 우열을 가릴순 없다.
중공은 인간장대(2m15㎝) 양월방을 예선에 출전시키지 않아 세대교체 또는 한국전에 대비한 은폐작전의 추측을 불러일으키게 하며 위장전술을 쓰고 있다.
지난 LA올림픽때 한국-중공전을 YV로 지켜본 이곳 상해시민들은 오는23일의 재대결에 비상한 관심을 쏟고있고 두팀 감독도 이에 못지않게 신경을 쓰고 있다.
한국의 조승연감독은 『비록 적지이긴하나 선수들이 자신감에 차있어 올림픽준우승팀의 기량을 유감없이 펼쳐보이겠다』고 장담했고 입이 무거운 중공의 양백용감독도 『LA에서 진빚을 갚고 한국의 4연패를 저지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조감독은 지난LA올림픽때처럼 최전방에서부터 물고늘어지는 힘의 농구를 구사할 작전을 세우고 있다.
조감독은 『양월방대신 정해하(2m2㎝)를 기용한다는 얘기도 들리나 두선수가 나올것이 대비하고있다』고 말하고 『탄력이 좋은 정이 나올 경우 박찬숙에게 그림자수비를 하도록하고 박자신 공격에서 15점대를 올리면 충분히 승산이있다』고 밝혔다.
양이 나올경우는 골밑슛을 허용하지 않기위해 LA때처럼 적극 대인방어를하고 수비가 뚫리면 박과 선정아에게 샌드위치수비를 시키겠다는 것.
다만 새로운 얼굴인 왼손가드 한군(1m75㎝)과 슈팅이 좋은 유승민(1m80㎝)의 출전과 손에 익숙치않은 중공제볼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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