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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못 쉬고, 손발 썩는 흡연 관련 질환 한 해 28만명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흡연 관련 질환으로 진료받은 환자가 28만3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흡연으로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인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버거병’, ‘흡연에 의한 정신 및 행동장애’의 지난해 총 진료 환자는 28만3000명이고, 총 진료비는 1430억 원으로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이 가운데 COPD 환자가 27만6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버거병(5500명), 흡연에 의한 정신 및 행동장애(2천200명) 순이었다.

COPD는 폐 손상으로 인해 숨쉬기가 힘들어지는 질환이다. 호흡곤란과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이 나타나다가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 한림대성심병원 황용일(호흡기내과) 교수는 “COPD는 서서히 진행돼 폐기능이 50% 이상 망가진 뒤에야 자각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위험하다. 발병 원인은 90% 이상이 흡연으로 하루 한 갑 이상 10년 이상 흡연한 경우 COPD를 앓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OPD는 간접흡연으로도 걸릴 수 있다. 버거병은 손과 발의 혈관이 염증으로 폐쇄되는 질환이다. 초기엔 손·발이 시리거나 저린 등의 가벼운 증상이 나타난다. 심해지면 손·발의 세포가 괴사해 절단 수술을 받아야 한다. 흡연에 의한 정신 및 행동장애는 심한 담배 의존증을 말한다. 담배·니코틴의 중독 작용으로 담배를 끊고 싶어도 끊지 못하는 경우가 이에 속한다.

흡연 관련 질병 진료 인원의 90% 이상이 50세 이상이었다. 나이대별로 봤을 땐 70세 이상(15만1000명)이 가장 많았고, 60대(7만3000명), 50대(4만2000명)가 뒤를 이었다.

김학주 심평원 상근심사위원(외과 전문의)은 “흡연자의 경우 기침, 가래가 자주 생기거나, 손·발이 저리거나 시린 증상이 나타날 경우 병원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며 "가장 좋은 예방법은 금연"이라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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