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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국유학생 가장한 재일동포등|6개 간첩망 6명검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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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국군보안사령부는 13일 북괴의 지령을 받고 모국유학생을 가장, 국내에 침투해 군사기밀을 탐지하고 대학가의소요를 유발, 국내정치와 사회혼란을 조성하려고 기도했던 재일동포 모국유학생 윤정헌 (31·고려대의학과3년)을 비롯한 6개간첩망 6명을 검거했다고 발표했다.
보안사령부는 이들 6명을 모두 간첩혐의로 구속송치하고 관련자 서병윤 (46·제주시도남동·예비역 해군준위) 은 불구속 입건했으며 간첩들과 접촉한 고려대의학과 3년 안모군 (25) 등 불고지자 6명은 정상을 참작, 훈방했다고 밝혔다.
◇윤정헌=일본경도대 농학부를 졸업하고 모국유학생을 가장, 79년4월에 입국한뒤 80년3월 고대의예과 2년에 편입했다.
75년8월에는 일본 니이가따항에서 북괴 만경봉호를 타고 입북, 김일성종합대학등에서 10일간 간첩교육을 받았다.
윤은 80년 여름방학때 일본에 가 재일 대남공작지도원「요시야마·아사오」 (36·조총련유학생동맹 경도지부 조직부장) 에게 대학생들의 반정부성향등 수집한 자료를 넘겨주고 공작금 l백21만엔을 받아 다시 국내에 잠입했다. 윤은 그후 동급생 안모·심모등을 포섭, 학생데모의 당위성등을 선동하다 지난9월에 검거됐다.
◇허철중 (31·전 연세대대학원 연구생)=조총련 시부야·세다가야 지역분회장을 역임, 김일성훈장까지 받은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78년11월 북괴재일 공작지도원 전일경(33·조총련 세다가야지부 청년동맹위원장)에게 포섭돼 사상교육을 받고 82년3월 모국유학생을 가장해 국내에 침투했다. 그후 연세대 한국어학당에서 강의를 받으면서 고리원자력발전소의 경비상황, 연대학생데모상황, 국군수도통합병원의 위치·규모등을 탐지, 전에게 보고해왔다. 또 83년4월에는 연대대학원 사회학과 연구생으로 입학, 연대테니스부 유모군(22·체육과4년) 등과 접촉하면서 반정부 데모를 선동했다.
◇조일지(28·성균관대무역학과4년)=광도 전기대학에 재학할때 조총련의 장학금을 받고 조선학생회에 가입, 조총련 청년동맹 부위원장인 김일진(35) 에게 포섭됐으며 82년4월 모국 유학생으로 가장해 입국, 성균관대 무역학과3학년에 편입학 했다.
조는 작년과 금년 여름방학을 이용, 도일해 인천연안부두 검문소현황, 덕적도경찰경계실태, 경찰의 데모진압내용등을 재일공작원에게 보고한후 지난9월 다시 입국했다가 검거됐다.
◇조신치 (29·연세대어학당연수생)=83년4월 모국유학생을 가장해 입국, 연세대부설 한국어학당 연수생으로 입학, 서울시내 각대학 전경사진과 경제관계자료, 서울시내 지도등을 수집, 재일공작원 「기다무라」 (38·대판거주)에게 보고했다.
또 연대학생들의 데모상황을 매일 파악, 수첩에 기록하고 시민반응과 동해안 감포지역의 해안경계 실태등도 탐지, 「기다무라」 에게 서신으로 보고해 왔다.
◇서경윤 (38·무직·제주시도남동321의41)=69년1월 일본에 밀항, 대판에사는 5촌 아저씨 서상혁씨 (58) 집에 있으면서 조총련 대판본부 동성지부 여맹위원장인 고모 서상화 (59) 등과 접촉, 사상교육을 받고 조총련 대판본부 동성지부에 가입했다.
70년6월 고모로부터 현역군인인 형 서병윤을 통해 군사기밀을 탐지,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고 귀국했다.
◇이민호 (36·선원·제주시일도1동1182)=80년11월제주선적 제2대창호 선원으로 서해안에서 오징어잡이를 하다 기상악화로 월경 북괴경비정에 의해 피납돼 8개월간 이북에 억류돼 있는동안 간첩교육을 받고 81년4월 귀환했다.
『제2의 광주사태나 전쟁이 일어나면 예비군 무기고나 파출소에서 무기를 탈취, 봉기하라』 는등 지령을 받은 이는 그동안 북괴의 지령사실들을 숨기고 제주경찰서 편제·제주해안 경비실태·함정이동사항등을 탐지, 자진 월북하기위해 집을 팔아 버린뒤어선을 구입하려다 지난9월 검거됐다.

<중고생때부터 장학금줘 포섭>(해설)
보안사령부가 검거한 6개망 6명의 간첩들중4명이 재일동포출신 모국유학생들이란 점이 특이하다.
또 공해상에서 어로작업을하다 그들에게 불법납치당한 순수한 어부를 세뇌시켜 간첩임무를 부여, 귀환시키고있음도 주목된다.
보안사령부에 따르면 북괴는 그동안 이북에 살고 있는 남한출신을 주로 선발, 간첩교육을 시켜 남파해 성인층을 대상으로 반정부 선동등을 획책했으나 곧바로 정체가 탄로되고 한정된 접선대상자들의 사회적 영향력이 미미하기때문에 그들이 노리는「성과」가 나타나지않자 최근에는 학생·청년층을 공작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것.
따라서 그들은 우리정부가 펴고있는 해외교포들의 모국유학과 방문확대정책에 편승, 재일동포 2세들을 골라 중·고교재학때부터 장학금등을 주어 포섭, 모국유학을 위장, 합법적으로 침투시켜 학생들을 상대로 임무를 수행케 한다는것.
이번에 검거된 간첩들의 휴대품이 의외로 적은것도 무전기등 통신조직을 휴대시키면 번거롭고 정체가 금방 드러나게될것을 우려해 사전에 약정된 암호문장을 사용, 서신으로 결과를 보고하거나 연2회 실시되는 방학을 이용, 일본에 불러들여 직접 보고를 받는 형식을 취하고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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