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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과학자들 양심이 '황우석 허상' 벗겨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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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조작으로 이뤄진 황우석 신화는 내부 제보자의 양심에 의해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제보를 받은 MBC PD수첩팀의 용기 있는 취재, 그리고 황 교수팀의 공작에 의해 분위기가 반전될 때 젊은 과학자들의 진실에 대한 열정이 뭉쳐 황 교수팀의 실상을 세상에 드러나게 했다.

◆ 제보자의 양심=진실을 파헤친 첫걸음은 2004년 사이언스 논문의 공동 저자였던 A씨가 MBC 홈페이지에 올린 제보에서 시작됐다. PD수첩팀은 지난해 6월 1일 제보난에서 '황우석 교수 관련 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발견했다. A씨는 2005년 논문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았지만 황 교수의 연구 내용을 잘 알고 있었기에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가 만들어진 사실 자체를 의심했다. 그는 제보 이유에 대해 "2004년 2월 (논문을) 끝내고 황 교수님도 과학자로 명성을 얻어 존경받고 사시면 되는데 문제는 2005년 5월의 논문이었다"며 "사실이 아닌데 도저히 양심을 가진 사람으로서 저렇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PD수첩팀의 용기= PD수첩팀은 10월 22일 미국 피츠버그대 김선종 연구원과의 인터뷰에서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황 교수 측이 PD수첩 방영을 막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했지만, 11월 22일 난자 윤리에 관한 첫 방송이 예정대로 방영됐다. 이번엔 국민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광고 중단사태로 이어지는 등 예상보다 심각한 상황이었다. 12월 4일 PD수첩팀의 취재윤리 문제를 지적한 YTN의 김선종.박종혁 연구원 인터뷰까지 터져나왔다. MBC는 서둘러 사과문을 발표하며 PD수첩의 방영을 무기한 연기했다.

◆ 진실을 추구한 젊은 과학자들=꺼질 듯했던 논란의 불씨를 되살린 건 젊은 생명과학자들이었다.

포항공대의 생물학연구정보센터(브릭) 홈페이지(bric.postech.ac.kr) 등에 밤을 지새우며 황 교수 논문을 파고든 젊은 과학자들의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12월 5일 브릭의 게시판 '소리마당'에 한 연구원이 사진 중복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6일 밤 지방대의 박사과정 연구자라고 밝힌 브릭의 회원이 DNA 지문이 조작되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정확한 과학적 논리에 입각한 이들의 주장은 누가 봐도 부인하기 힘든 것이었다.

◆ 특별취재팀=황세희 의학전문기자,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신성식.김정수.고정애.심재우.최현철.박성우.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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