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프로야구에 시구 멍멍이 등장

다음달 11일 삼성라이온즈와 한화이글스 프로야구 경기 시구 행사에 나서기 위해 경합을 벌이고 있는 개들. 영국산 골든니트리버종인 `샘슨(왼쪽·4년·42㎏)과 벨기에산 세퍼트인 `탑(3년·36㎏)`이 야구공을 입에 물고 있다. [사진 이평우 교수]

프로야구 경기에 사상 처음으로 멍멍이 시구가 펼쳐진다. 정확히 말하면 공을 던지는 게 아니라 공을 받는 '시포구'다.

21일 대구 수성대 애완동물관리과에 따르면 다음달 11일 대구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스와 한화 이글스 경기 시구에 견공이 나선다. 후보는 두 마리다. 애완동물관리과 이평우(41) 교수가 키우는 수컷 셰퍼트 '탑(3세·36㎏)'과 골든리트리버 '샘슨(4세·42㎏)'이다. 두 마리는 현재 이달 초부터 칠곡군의 경북이삭애견훈련소에서 테니스공과 정구공, 실제 야구공을 번갈아 가며 입으로 받는 훈련을 하고 있다.

셰퍼트 탑은 원반받기가 주특기다. 국내 원반(프리스비) 대회에서 여러차례 수상했다. 주인인 미군을 따라 8개월 전 한국에 온 샘슨도 만만치 않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공받기 놀이를 했다. 이 교수는 "이달 말 께 더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개를 시포구 주인공으로 낙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멍멍이 시구에서는 실제 프로야구 공인구보다 조금 물렁물렁한 공을 쓰기로 했다. 개가 이빨을 다칠 우려가 있어서다. 수성대 애완동물관리과 정재용(46) 학과장은 "시구 당일 시포구견에게는 삼성 라이온스 유니폼을 입힐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