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군사비 지출 증가로 불황 없는 「세계 무기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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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무기 장사에는 불경기가 없다. 세계무기 시장경기가 지난해 얼마간 둔화추세에 있었으나 83년 한해 동안 세계각국의 군사비 지출총액이 8천억 달러에 이르렀으며 79년 이후 해마다 3·3%씩 증가해왔다.
75년부터 79년까지는 전세계 군사비 지출이 매년 2·4%의 증가에 그쳤었다.
소련을 비롯한 바르샤바 조약기구 회원국의 군사비 지출은 공식통계가 없어 미 중앙정보국 (CIA) 등의 분석·평가에 의존한 추계이지만 소련 등 동구공산블록의 작년 군사비 지출총액은 1천5백10억 달러로 전년대비 5%의 증가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소련의 군사비 지출액이 1천3백70달러 였다.
미국 등 북대서양 조약기구 (NATO) 회원국의 83년도 군사비 지출은 미국의 국방예산 증액으로 전반적인 증가를 보였으며 미국의 경우 전년대비 11·3%가 늘어난 1천8백65억 달러를 군사비로 지출했다.
같은 해 영국과 프랑스는 각각 2백90억, 2백80억 달러를 군사비로 썼다. 제3세계의 군사비 지출도 동서 두 진영의 지출 못지 않아 지난해 군사비 씀씀이가 1천6백30억 달러에 달했다.
특히 중동국가들의 군사비 지출만도 5백50억 달러에 이르렀고 모든 군사장비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이들은 무기수입에 따른 대외 채무증가로 재정난을 겪고 있다. 그리고 이 같은 사정은 산유국도 마찬가지다.
대규모 소모전이 계속되고 있는 이란-이라크 전으로 세계 주요무기 판매 국인 미국과 소련·프랑스가 개전 초부터 계속 수지를 맞추고 있고 중공·이탈리아·동독·영국 등도 적지 않은 재미를 보고있다.
스톡홀름 국제 평화연구소에 따르면 이란-이라크전 개전 이후 이 두 나라에 무기를 수출한 나라는 모두 38개국이나 됐다.
남미제국의 군사비도 지난 3년간 11%의 지출증가를 보였고 대외부채 3천5백억 달러의 4분의1이 무기수입에서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같은 기간 이들 나라의 경제성장률은 평균 0·2% 였다.
영국과의 포클랜드 전쟁에서 패배한 아르헨티나는 손실장비 복구와 재 구입에 40억 달러가 필요했으며 브라질은 1천억 달러의 대외부채에도 불구, 군사비를 24%나 증액했다.
과테말라·엘살바도르·온두라스·니카라과·코스타리카 등도 군사비를 지난 4년간 50%나 증액하고 병력 수를 3배로 늘렸다.
계속 증가추세에 있는 전세계의 군사비 지출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국제무기 시장경기가 지난해 다소 주춤한 것은 국제적 화해분위기나 정치적 이유 때문에서가 아니라 제3세계 등의 경제악화 등 경제적 이유에서 온 것이라고 이 연구소는 보고 있다. <파리 주원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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