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에서 남성댄서 역할 중요"|서울에 온 누레예프와 두 파트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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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춤추는 젊은이로 서방세계에서의 새 생활을 시작하던 20여년 전 첫 파트너였던「마고트·폰테인」으로부터는 참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지금도 그때 배운 것들은 저의 춤의 많은 부분을 이루고 있어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번 한국공연에서의「에바」「요오꼬」두 파트너도 모두 세계정상급이지요.』
베스트를 곁들인 짙은 회색 수트에 회색 셔츠, 자주빛 줄무늬 타이를 맨 세계적인 발레댄서「루돌프·누레예프」. 19일 하오 플라자호텔 회견장에 두 파트너와 함께 나타났다. 그는 아직 충분히 젊고 자신에 찬 모습이었다. 또 상당한 패션감각이 느껴지는 차림이었다.
비엔나 국립 발레단과 함께 한국에 온 그는 자신이 안무한『잠자는 숲 속의 미녀』(「차이코프스키」작)에서 왕자역으로 출연한다(21∼23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처음에는「누레예프」를 너무 존경했던 나머지 함께 춤을 추는 것이 꿈만 같았다』는「오로라」공주역의 「에바·에후도케모바」는『그의 지칠줄 모르는 에너지와 춤에 대한 열정은 정말로 놀랍다』고 얘기한다.
『저의 춤이지요. 안무가로 제가 특별히 관심을 갖는 것은 클래식 발레에서의 남성 댄서 역할입니다. 주역뿐 아니라 조역에서도 힘찬 남성댄서의 역할을 강조합니다.』 61년 소련에서의 망명 후 그의 모든 생활은「춤」만을 위한 것이었다는 얘기다.
사실상 그의 열정적이고 대담한 춤, 예술적으로 완성된 춤은 서방세계에서의 종래 남성무용수에 대한 인식을 바꾸었고 새삼 발레의 르네상스를 이루게 한 장본인으로 꼽히고 있다.
「누레예프」는 또한 좋은 댄서는『테크닉만 익혀서 되는 것이 아니라 타고난 재능, 음악에 대한 이해, 그리고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로 만들어진다』고 강조한다. 그는『춤을 출 수 있는 날까지 무대에 서겠다』고도 했다. <박금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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