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黨 논의한다더니…" 막말·욕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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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민주당 신.구주류가 30일 당무회의에서 4시간에 걸쳐 대격돌했다. 이날 전 과정이 공개된 마라톤 회의에서 신주류는 당 공식 신당추진기구 구성안을 상정하려 했다. 구주류는 이를 강력 저지했다. 그 과정에서 욕설과 고성이 난무했다.

◆신당 추진위 상정 논란=정대철(鄭大哲)대표가 회의 서두에 "어제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회의에 신당추진위 구성안은 상정하지 않고, 대신 신당의 기본틀에 대해 충분히 토론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주류 이해찬(李海瓚)의원은 "최고위원들이 합의했다지만 그분들의 정치적 판단일 뿐 법적 구속력은 없다"고 반발하며 "신당추진기구 구성 동의에 대한 제안설명을 하겠다"며 구성안 상정을 시도했다. 즉각 구주류가 들고 일어났다.

이윤수(李允洙)의원은 "다음주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 등을 통해 충분히 논의한 뒤 상정하자"고 했다. 정균환(鄭均桓)총무는 "몇 사람이 밖에서 바람몰이식으로 밀어붙이려 하느냐"고 했다.

이해찬 의원 등 신주류는 계속 鄭대표에게 발언권을 요구했고, 구주류 박상천(朴相千)최고위원은 "끝내 당무회의에서 신당추진위를 구성한다면 우리는 전당대회를 소집해 이를 무력화시킬 것"이라고 맞섰다.

朴위원과 최명헌(崔明憲)고문은 鄭대표 옆에 바짝 붙어 앉아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결국 이상수(李相洙)사무총장과 이미경(李美卿)의원 등이 다음주 상정이라는 절충안을 내 겨우 타협을 이끌어냈다.

◆신당 성격 논란=천정배(千正培)의원은 "진보정당이니, 인적청산이니 말들이 많은데 모두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하지만 리모델링에 그치면 우리 모두 공멸하며,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정치를 선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송영길(宋永吉)의원도 "노무현(盧武鉉)대통령의 개혁정책을 제대로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 낭비할 시간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朴최고위원은 "개혁당.정치개혁추진위.노사모 등 당 밖의 신당 추진세력이 모두 진보세력인 만큼 신주류는 결국 통합신당이 아니라 개혁신당, 즉 진보정당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통합신당은 위장전술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이협(李協)의원은 "지역구도 타파가 꼭 신당을 해야만 가능한가. 그렇다면 중대선거구제나 비례대표제 등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서는 왜 고민하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세차례나 난장판=4시간 회의 동안 몸싸움까지 갈 뻔한 위기상황이 세차례 있었다. 먼저 이강철(李康哲)대구시지부장 인준에 대해 이윤수 의원이 "5인방이니, 14인방이니 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지역을 맡길 수 있느냐"며 반대했다.

이에 임채정(林采正)의원이 "인신공격성 발언"이라고 반발했고, 김옥두(金玉斗)의원이 "이게 무슨 인신공격이냐"며 재반격하면서 회의장은 난장판이 됐다. 10여분간 곳곳에서 욕설과 고성이 난무한 끝에 李총장이 인준안을 철회했다.

회의 도중 朴최고위원의 발언이 10분을 넘기며 길어지자 천용택(千容宅)의원이 "토론 혼자 합니까. 그만 하시죠"라고 제지했고, 이윤수 의원이 벌떡 일어서며 "천용택, 조심해"라고 발끈했다. 이에 千의원이 "임마, 넌 왜 나서냐"고 대들었고, 李의원은 "임마라고? 이게 싸가지 없이"라고 하면서 소동이 빚어졌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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