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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킹스밀 챔피언십] 이번엔 호주동포 … 19세 이민지 첫 우승키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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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LPGA 참가 11번째 대회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한 이민지. [윌리엄스버그 AP=뉴시스]

호주 동포 이민지(19·하나금융)가 ‘1박2일’ 승부 끝에 데뷔 첫 승을 달성했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데뷔한 신인 이민지는 18일(한국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 킹스밀리조트에서 끝난 킹스밀 챔피언십 프리젠티드 바이 JTBC에서 최종 15언더파로 우승했다. 전날 일몰로 마지막 3개 홀을 마치지 못했던 이민지는 다음 날 재개된 경기에서 1타를 잃어 15언더파로 경기를 마쳤지만 2위 유소연(25·하나금융)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재미 동포 앨리슨 리(20)는 12언더파 3위다.

 이민지는 ‘호주의 리디아 고’로 불린다. 리디아 고(18·뉴질랜드)보다 한 살이 많다. 문화권이 비슷한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자란 한인 2세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민지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리디아 고와 라이벌이었다.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 리디아가 2013년 말 프로로 전향하자 이민지가 그의 뒤를 이어 세계랭킹 1위 자리에 올랐다.

 이민지는 티칭 프로 출신인 어머니 이성민(47)씨의 영향으로 열 살 때부터 골프를 체계적으로 배웠다. 아버지 이수남(47)씨는 호주 골프장(포트 케네디베이) 클럽 챔피언, 남동생 민우(17)군도 아마추어 골퍼로 활동 중인 골프 가족이다.

 이민지는 한 번 상승세를 타면 줄 버디를 낚아 ‘버디 트레인(Birdie Train)’으로 불린다. 생글생글 웃는 귀여운 인상이지만 온 몸이 근육질인 여전사다. 시즌 중에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덕분에 성인 남자도 들기 어려운 무거운 역기를 거뜬히 들어올린다. 그렇게 만든 체력에서 28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를 펑펑 터뜨린다. 본인은 “쇼트 게임이 가장 자신있다”고 할 만큼 기본기도 탄탄하다.

 그러나 장타와 정교한 쇼트 게임 실력을 갖추고도 아마추어 시절엔 리디아 고에게 밀렸다. 기복이 심한 약점 때문에 ‘미완의 대기’라는 평가도 따랐다. 지난해 말 퀄리파잉(Q) 스쿨을 공동 1위로 통과한 이민지는 올 시즌 10개 대회에서 단 한차례 톱 10에 입상하는데 그쳤다. 예선 탈락은 4차례나 했다. 시즌 2승을 포함해 9개 대회에서 7차례나 톱 10에 들며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리디아 고와는 비교가 됐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선 장타와 쇼트 게임에 특유의 몰아치기가 조화를 이루면서 LPGA 투어 11번째 대회 만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민지는 전날 비로 경기가 중단되기 전엔 버디와 보기를 번갈아 했지만 2시간 동안 휴식을 취한 뒤엔 평균 285야드의 장타를 뿜어내면서 줄버디 행진을 했다. 특히 7번홀부터 15번홀까지 9개 홀에서 이글 1개와 버디 5개로 7타를 줄였다. 15번홀에서 194야드를 남기고 4번 아이언으로 공을 홀 3m에 붙인 뒤 이글을 잡아낸 게 하이라이트였다. 이민지는 “내 목표는 세계 1위다. 목표대로 하나씩 이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지는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 59위에서 19위로 뛰어올랐다. 리디아 고는 5언더파 공동 16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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