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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만에 안전 수역이 없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국유조선 피격으로 본 실태>
한국유조선 로열 콜롬보호의 피격은 이제까지 안전 수역으로 알려졌던 페르시아만의 북위27도30분 이남해상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지금까지 페르시아 만에서·유조선 등 선박들이 공격당한 것은 주로 이란 원유선적항인 하르크도와 반다르호메이니항 입구인 호르무사 해협부근과 페르시아만 북쪽 해상이었다.
한국정부는 페르시아 만에서 선박피해가 늘자 지난5월말 북위27도30분 이북의 페르시아만 해상을 위험 수역으로 선포, 이 해상에서의 항해를 자제하도록 했었다.
또 지난 7월19일에는 영국해운업 계에서 페르시아만 해역의 80%를 전쟁 수역으로 발표했었다.
한국선박이 공격당한 것은 로열 콜롬보호가 3번째. 지난 3월27일 현대건설소속 해양1호 작업 선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주 베일항 북쪽에서 피격, 침몰됐으며 7월1일에는 중앙상선소속화물선 원진호가 호르무사 해협에 접근하다 이라크 공군기의 공격을 받고 인파 됐었다.
로열 콜롬보호의 피격은 최근 노르웨이 및 서독유조선들이 이란의 하르그도에서 원유를 싣고 나오다 이라크공거의 공습을 받은데 대한 이란 측의 보복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이 페르시아 만에서 조선이 계속 공격당하고는 있는 것은 4년을 끌고있는 이란-이라크전쟁 때문이다.
80년9월 발발한 이란-이라크 전은 육상에서 지루한 소모전을 계속하다 작년10월부터 이른바「유조선전쟁」으로 비화됐었나.
이라크 측이 전쟁수행의 한 방법으로 이란을 경제적 궁지에 몰아 넣기 위해 이란의 주요 원유수출항인 반다르호메이니항과 하르그도를 봉쇄, 전쟁 수역으로 선포하고 이 수역에 접근하는 선박은 국적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 공격을 가해왔다.
유조선전쟁이 본격화된 것은 금년3월부터 이란과 이라크 양측이 서로 상대국으로 향하는 모든 선박을 공격대상으로 삼고부터다.
이후부티 페르시아만 북쪽해상은 국제적으로 위험 수역으로 인정되어 선박들의 항해가 제한되어왔었다.
지금까지 페르시아 만에서 이란-이라크 전의 여파로 공격당한 선박 수는 모두 1백80여 척으로 비공식 집계되고 있다.
이 숫자는 양측의 공군기들이 공격했다고 주장하는 숫자로 정확한 숫자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지난8욀15일 국제적 권위의 로이드 보험회사가 발표한 숫자는 81척. 로이드 보험회사는 선박피해보상으로 5억달러이상의 보험금을 지급한 것으로 발표했다.
4년을 끌고있는 이란-이라크 전은 현재 해결의 기미가 없이 간헐적으로 계속되고 있다.
50만 이상의 인명피해, 5백억 달러 이상의 재산피해를 기록하면서 계속되고있는 이 전쟁은 이제 양국지도자의 오기 싸움으로까지 인식될 정도다.
이란의 최고지도자「호메이니」옹은 지난 9일『현 단계에서 이라크와의 타협은 전회교도의 매장을 의미한다』며「사담·후세인」이라크 정권이 전복되기 전에는 전쟁을 끝낼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재 천명했다.
최근 들어 이란 측이 50만 병력을 전선에 투입, 대공세를 걸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이란-이라크 전은 또 하나의 분수령을 맞고 있다. <이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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