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황, 한국식민통치 공식 사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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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동경=송진혁·신성순 특파원】「히로히또」(유인)일황은 6일 과거 일본의 한국식민통치에 대해 『금세기의 한 시기에 있어서 양국간에 불행한 과거가 있었던 것은 진심으로 유감스런 일로서, 다시 되풀이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공식사과의 뜻을 표했다. <관계기사 2, 3, 4, 7면>
「히로히또」일황은 이날 저녁 궁성에서 전두환 대통령내외를 위해 베푼 공시만찬에서 만찬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처음 일제의 과거 대한침략의 과오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히로히또」일황은 『옛날부터 일본은 귀국과의 교류에 의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하고 『오늘날 양국의 노력과 협력에 의해 장래를 향해 점점 더 우호와 친선이 깊어지고 함께 번영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은 본인의 기쁨』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까소네」(중증근강홍)수상도 7일 전대통령내외를 위해 베문 오찬에서 오찬사를 통해 『우리나라가 귀국에 힘입은바 많았던 일한 교류사 가운데 유감스럽게도 금세기의 한 시기에 일본이 한국 및 한국국민으로 하여금 숱한 고난을 겪게한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고 밝히고 『본인은 일본정부 및 국민이 이러한 과오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되새김과 아울러 장래를 위하여 엄숙히 계심하려고 결의하고 있음을 표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나까소네」수상은 또『일본정부 및 국민은 전후 이러한 과거의 반성에 서서 성의를 갖고 새로운 양국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며 『작년 본인의 귀국방문도 마찬가지로 이 반성에 입각한 것으로, 일한 양국간에 새로운 시대의 막을 열려는 국민의 소망에 발하여 실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전대통령은 일황주최 만찬답사에서 『지난날 양국 관계사에 있었던 불행한 과거에 대한 폐하의 언급을 우리 국민과 함께 엄숙한 마음으로 경청했다』고 말하고 『불행한 과거는 이제 보다 밝고 가까운 한일간의 미래를 여는데 소중한 밑거름이 되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대통령은 7일의 「나까소네」수상주최 오찬답사에서 『우리는 그동안 이웃이기 때문에 서로 돕고 우정을 나눈 선린의 역사를 가꾸기도 했지만, 또한 이웃이기 때문에 서로 불편하기도하고 나아가서는 가해와 피해의 관계에까지 놓이게된 불행한 역사도 있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지적, 『우리가 어떤 이웃으로 살아나갈 것인가는 전적으로 우리의 의지와 노력에 달려있으며 불변의 숙명을 희망의 미래로 바꾸는 것은 우리 두나라 지도자들의 슬기와 양국민의 정성에 달려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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