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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태산·복순’ 전세 비행기 타고 고향 제주바다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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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훈련 중인 복순 (왼쪽)과 태산. [사진 서울대공원]

서울대공원은 야생 방류가 결정된 남방큰돌고래 ‘태산’(20·수컷)과 ‘복순’(17·암컷)을 14일 제주도 앞바다로 옮겨 적응훈련을 시작한다고 12일 밝혔다. 해양수산부가 야생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돌고래들의 건강 상태가 호전됐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돌고래들은 제주 함덕리 정주항으로 이송돼 바닷물 온도와 활어 사냥에 대한 적응훈련을 받고 이르면 2개월 뒤 자연으로 돌아간다. 2013년 5월 ‘제돌이’에 이은 두번째 야생 방류다. 공원 측은 감각이 예민한 돌고래들을 위해 ‘특급 작전’을 방불케 하는 이송 계획을 준비했다. 육로 이동 때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항온·항습 장치가 있는 무진동차량을 이용한다. 인천공항에선 아시아나항공 화물 전세기를 타고 제주공항까지 이동한다. 이송비용만 2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태산이와 복순이는 2009년 제주 신풍리에서 어민들에 의해 불법 포획됐다. 이후 제주의 한 민간업체 공연에 동원되다가 2013년 3월 대법원이 돌고래를 몰수하면서 자연에 방류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오랜 수조 생활로 인한 우울증과 안면장애 등 건강 문제로 즉시 풀어주지 못하고 서울대공원이 위탁관리를 맡아 치료해왔다. 박창희 사육사는 “지난해 12월 활어 잡기 훈련을 시작한 뒤 태산이와 복순이의 성격이 활달해졌다” 고 말했다.

 제돌이는 지난달 22일 제주 애월항 부근에서 수중카메라에 포착됐다. 현재 제주 연안에 100여 마리가 살고 있는 남방큰돌고래는 국제 멸종 위기종이다. 최대 몸길이 2.7m, 체중 230kg에 달하는 중형 돌고래로 수명은 40~50년이다.

장혁진 기자 analo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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