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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자체발 노동 개혁에 관심 … 타당성 조사 들어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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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정부도 반값 임금을 통해 첨단 자동차산업밸리를 육성하겠다는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의 구상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광주시가 임금을 낮춰서 국내 대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다면 지역 차원에서 노동시장 개혁을 이뤄낸 것이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대기업이 임금 문제로 국내 투자를 꺼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구상대로만 된다면 국가경제 전체로도 큰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광주시가 요청한 예산 지원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이다. 광주시는 자동차산업밸리를 조성하기 위해 필요한 8347억원의 사업비 중 5865억원을 국비로 지원해 줄 것을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요청했다. 정부의 예산지원을 받기 위해선 경제성을 평가하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야 한다. 기재부는 광주 자동차산업밸리 사업안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했다.

 예비타당성 조사에선 지역균형발전 등의 요소도 평가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편익·비용(BC) 비율이다. 예산 지원을 했을 때 생기는 편익이 얼마나 되느냐를 평가하는 수치다. 타당성 심사를 주관하는 기재부 재정관리국 관계자는 “이번 달이나 다음달 중 KDI에서 BC 분석을 마무리하면 중간점검 회의를 열 예정이다. 광주시의 경우 BC 비율이 0.9 정도는 넘어야 예산지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예컨대 1000억원을 지원했을 때 나오는 각종 편익이 적어도 900억원은 돼야 한다는 얘기다. 만일 BC 비율이 0.9를 넘으면 내년도 예산에 사업비가 반영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나 비율이 낮게 나오면 사업 규모를 줄이거나 계획을 다시 짜야 한다.

 기재부와 산업부 내부에선 “예산 지원을 받기 위해선 광주시가 반값 임금을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선 “완성차 업체 유치에 사활을 걸기 보다는 친환경자동차 등 첨단자동차 부품·소재 중심으로 특화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다.

세종=김원배·박유미 기자 oneb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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