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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외인부대 출신 김연수씨 챌린지컵 대회서 유일하게 완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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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스키크로스컨트리 경기를 하고 있는 김연수씨. [연합뉴스]

1년 동안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운동 경기가 있다. 제1회 챌린지컵. 환경운동가 박기섭씨가 '인간 한계 스포츠의 멀티 플레이어를 찾아라'라는 모토를 내걸고 2500여만원의 사비를 털어 올해 창설한 대회다.

종목은 24시간 달리기-철인 3종 경기(수영 3.9㎞, 사이클 180.2㎞, 마라톤 42.195㎞)-100㎞ 카누-100㎞ 스키크로스컨트리. 3월에 시작된 이 대회에는 모두 아홉 명의 철인이 출전했으나 대부분 중도 탈락하고 한 명만이 완주했다. 주인공은 프랑스 외인부대 출신인 김연수(28)씨.

1m75cm.75㎏의 단단한 체격인 김씨는 26일 강원도 평창 스키크로스컨트리장에서 1.030㎞ 구간을 97차례 도는 100㎞ 스키크로스컨트리를 11시간 9분 36초 만에 주파, 마지막 관문을 무사히 통과했다. 처음 대회가 시작된 3월에 24시간 동안 쉼없이 155.3㎞를 달렸고, 6월에는 제주도 성산 앞바다에서 철인 3종경기를 벌여 13시간17분20초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10월에는 충남 당진 앞바다에서 100㎞ 카누에 도전했다. 5㎞ 구간을 20회 왕복하는 100㎞ 코스에서 폭 38cm의 카누를 타고 23시간54분7초 동안 바람과 조류, 졸음, 추위를 이겨냈다.

충남 보령 출신인 김씨는 중.고교 시절 태권도.검도.유도를 두루 익혔다. 군산대 사회체육학과 시절에는 대학 축제 마라톤에서 매년 1위를 차지했고, 1998년 특전사 하사관으로 입대했다. 1년 후 간부 사관 시험에 합격, 장교로 1공수부대에서 근무하면서 동료와 각종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특전사 장교로 계속 복무하려던 김씨는 새로운 도전으로 프랑스 외인부대에 자원했고, 2002년 이 부대 가운데 가장 힘들다는 2공수부대 산악중대에서 근무했다. 코트디부아르.가봉 등 내전 지역에 투입돼 5개월 근무하기도 했다. 외인부대 시절 클라이밍.산악스키.산악 공수 훈련 등을 받으며 극한의 상황을 이겨내는 힘을 길렀다. 2004년 말 제대하고 귀국한 김씨는 경찰특공대에 지원하려 했으나 2005년 초로 예정됐던 시험이 취소되는 바람에 실업자가 됐다. 내년 초 경찰특공대 시험을 준비하면서 꾸준히 운동을 하던 중 챌린지컵 소식을 들었다.

그는 "모든 코스를 소화해 시원해요.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완주했습니다. 외인부대에서 2년간 생활하며 극한 상황에서 생존하는 법을 터득했고, 그같은 경험이 이번 대회에 도움이 됐어요"라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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