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가요』도 올림픽주역" 88올림픽 개막쇼 지금부터 준비해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이번 LA올림픽전야제및 개회쇼를 보고 앞으로 다가올 88올림픽에 대중가요도 주역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누가 어떤곡을 어떻게 부를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그 순간은 바로 앞에 다가온 셈이다.
금메달을 몇개 따느냐 보다는 어떻게 무대를 채우고 그라운드를 덮는가가 더 급한 숙제로 등장한듯하다.
어쩌다 국제회의의 디너쇼를 위해 외국어가 능하고 가창력을 지닌 가수 너댓명을 갖추기가 쉽지 않은 국내가요계 실정에 드디어 비상령은 떨어진 셈인데 이럴줄 알았으면 그간에 일찌감치방송에 「외국가요부르기경연코너」라도 마련할것을 하고 후회하지만 이미 때는 늦은 것 같다.
몽땅 우리말 노래로 채우면 될 것 아니냐고 반문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그렇다고 어떤 특정한 흘러간 노래가 선뜻 머리에 떠오르는 것도 아니다.
따지고 보면 노래나 가수만 문제되는 것은 아니다. 악단이며, 지휘자, 작곡자며 편곡자가 모두 문제이며 그럴바엔 외국에서 연예인을 데려와 시키면 될것 아닌가하는 의견도 나올수 있고, 온통 전통 국악 일색으로 차려 놓으면 될것 아니냐는 극단론도 나올법한데, 자 어떻게 될까?
전파나 레코드로 신인가수의 히트곡이나 엿듣고 그런대로 만족하다가 바로 그가수들이 올림픽주역의 역할도 겸해야한다는 사실을 앞에두고 아연해지는 우리. 제대로 라이브쇼 극장하나 갖지못한 우리민간베이스의 대중가요무대의 필요성을 전혀 절감하지않았던 우리에게 올림픽 전야제와개회 쇼는 이제 하나의 큰 과제이자 고민거리로 등장했다. 아직 시간은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니 세종문화회관의 문을 활짝「대중」에게도 개방할 수는 없을까.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