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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달러 노트북, 가격파괴 태풍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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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100달러 노트북 PC 시제품.

100달러짜리 노트북 PC 생산 업체가 지정되면서 새해에는 저가형 노트북 시장에 본격적인 가격 인하 바람이 불 전망이다. 한 노트북 제조업체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이미 500달러 이하의 노트북이 나왔으며 국내에서도 60만원 이하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자체 시장조사 결과 100달러 노트북 형태의 제품이 30만원 이하의 가격에 나온다면 관심이 있다는 응답이 30%를 넘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내년 하반기부터 다양한 기능을 갖춘 100만원대 이상 제품과, 최소한의 기능만 탑재하는 대신 가격을 30만원대까지 낮춘 제품으로 노트북 시장이 양분화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00달러짜리 노트북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미국 MIT의 OLPC재단은 15일 대만 퀀타를 이 제품 생산업체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내년 하반기께 일부 개발도상국에서 이 제품이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퀀타는 휴렛패커드(HP).델 등에 OEM 방식으로 PC를 납품하는 회사로 올들어 MIT와 2000만 달러 규모의 연구계약을 하는 등 100달러 노트북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100달러짜리 노트북 생산은 메모리.LCD 등의 가격이 낮아지면서 현실화됐다. 퀀타 측은 "대량 생산을 통해 충분히 이윤을 남길 수 있다"고 밝혔다. 100달러짜리 노트북 개발은 MIT 미디어랩의 네그로폰테 교수가 개발도상국 어린이들에게 저가 노트북을 나눠 주기 위해 마련한 프로젝트다. 나라간 정보화 격차를 줄이기위해서다. 이 노트북에는 500메가헤르츠(㎒)급 중앙처리장치(CPU)와 128메가바이트(MB)램을 탑재하고 하드디스크 대신 1기가바이트(GB)의 플래시메모리가 들어간다. 전기 공급과 인터넷 접속이 어려운 개발도상국의 상황을 감안해 노트북끼리 연결되는 유.무선 네트워크 기능을 갖추고 손으로 돌려 충전하는 배터리도 넣는다. 다만 디스플레이를 7인치급으로 줄여 생산가격을 낮췄다. 네그로폰테 교수는 이 제품을 우선 500만~1500만대 생산해 중국.브라질.인도.나이지리아 등의 저소득층 어린이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네그로폰테 교수는 "앞으로 10년간 1억5000만명의 학생들에게 저가 노트북을 제공할 예정이며 시장 상황에 따라 일반 상업용 제품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반용 제품은 200달러 선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이 제품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인텔의 크레이그 배럿 회장은 최근 "100달러 노트북은 PC라고 볼 수 없는 단순한 전자장비에 지나지 않는다"며 "사용자들은 몇가지 제한된 기능만을 하는 단말기 수준의 노트북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100달러 노트북이 저가형 노트북 시장에서 태풍의 눈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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