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갑자기 꺼지면 경제위기 올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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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부동산시장의 최대 관심은 과연 버블이 급격한 붕괴로 이어질까 하는 점이다. 버블이 갑자기 꺼지면 집사는 데 돈을 빌려준 은행권의 부실이 금융 시스템 위기로 이어져 경제 전체의 안정을 뿌리째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박승 총재는 지난 27일 "현재 부동산의 버블은 반드시 꺼질 것"이라며 "다만 그 충격은 일본과 달리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부동산 거품을 과소평가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일본 버블경제의 교훈'이라는 보고서에서 일본 버블 팽창기와 국내 상황이 유사한 게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 4월 세계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주택시장의 버블붕괴는 증시보다 발생빈도는 적었지만 거의 두배 오래 지속되고 경제적 피해도 두배에 이른다"고 밝혔다.

따라서 주택가격 급락가능성에 대비해 금융기관들의 부실처리를 가속화하고 투기지구 등에선 주택 담보대출 비율을 점진적으로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현대경제연구원 임진국 연구위원은 "아파트값 거품을 부추기고 있는 분양가의 억제방안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라며 "재건축대상 아파트에 거품이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재건축연한을 30년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나경제연구소 곽영훈 거시경제팀장은 "버블은 현재의 저금리가 계속되는 한 갑자기 터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경기 침체가 오래 가거나 금리가 급상승하는 돌발변수가 생길 경우 버블붕괴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비상계획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흥은행 서춘수 재테크 팀장도 "부동산 거품만 키우는 내수 위주의 경기부양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며 "시중의 부동자금이 기업이나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물꼬를 터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갑.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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