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박 대통령 임기 내 남북관계 큰 이벤트 있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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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차 CSIS 한국석좌는 ‘6·25 이후 65년, 한반도 평화 전망은’ 주제의 세션에서 “10년, 20년 전에는 통일 비용이 현상 유지 비용보다 높았지만 이제 한국과 역내 국가들에는 현상 유지 비용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종욱 통일준비위원회 민간 부위원장은 “김정은 정권은 지난해 5·30 경제활성화 조치 이후 경제적으로 꽤 괜찮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며 “향후 몇 년 동안 경제 개혁·개방 조치를 계속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박명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장은 “현재 한국의 대북 정책은 평화의 관점에서 조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랜들 슈라이버 전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한다고 해서 중국의 대북 접근법이 바뀔지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사회를 맡은 김성한 고려대 교수는 “대북 정책에 있어 이데올로기보다 실리를 추구해야 하며, 평화통일 준비와 함께 한반도 급변 사태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주요 발언.

 ▶빅터 차=북한의 정치 상황은 더 경직되는데 경제는 시장중심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서로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 결국 둘이 분리될 수밖에 없다. 남북관계에 있어 박근혜 대통령 임기 내에 큰 이벤트가 있을 것이고 이는 국민들의 통일 관념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정종욱=올해 북한의 경제성장률은 7.5%로 예측되는데 이는 괄목할 만한 수준이다. 북한으로선 핵·경제 병진 노선을 계속 추구할 여건도 마련돼 있고, 김정은에게 의지도 있다. 하지만 80년대 초 중국의 개혁·개방과 비교하면 외국으로부터 유입되는 자본이 북한에는 전혀 없는데,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한국뿐이다. 북한의 대응이나 반응이 우호적이라면 우리 정부도 그럴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한다.

 ▶박명규=북한 비핵화와 남북 신뢰 구축을 어떻게 동시에 진행할지, 우선순위를 어떻게 책정할지, 현재 우리가 뭘 할 수 있을까 등 전략적 사고를 좀 더 발전시켜야 한다. 김정은에게는 정권의 몰락이냐 현상 유지냐 하는 양자택일이 아니라 제3의 길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야 한다.

 ▶랜들 슈라이버=중국은 나름대로의 답답함을 갖고 있지만 현상을 유지해도 편안해할 만한 상황이다. 핵 확산으로 군비 경쟁이 벌어지고, 군사 충돌이나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북한 도발이 중국의 대북 접근법을 바꿀 전환점이 될지는 미지수다.

◆특별취재팀=신경진·전수진·유지혜·하선영·왕웨이(인턴) 기자 shin.kyungjin@joongang.co.kr

◆중앙일보-CSIS포럼=중앙일보와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한·미의 대표적 외교·안보 전문가들을 초청해 한반도 주변 상황을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해 온 연례 포럼. 2011년 출범해 올해로 5회째다. 1962년 설립된 CSIS는 미 정부의 안보·외교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세계적 싱크탱크다. 역대 미 행정부와 의회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가 다수 참여하고 있다.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국가안보보좌관,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등이 자문위원으로 활동한다. 미 펜실베이니아대가 선정한 ‘2015 외교안보 싱크탱크 순위’에서 지난해에 이어 세계 1위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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