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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광고·포스트·인형·장난감·유행가에 까지 등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에리마끼 도까게』란 이름의 기묘하게 생긴 호주산 도마뱀이 금년봄부터 방송매체를 타고 일본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 순식간에 TV광고·포스터·인형·장난감·종이접기, 그리고 유행가의 주인공으로 전국적인 붐을 일으키고 있다.
『에리마끼 도까게』란 목도리 도마뱀이란 뜻이다.
몸길이 30∼70cm정도로 절반은 꼬리가 차지하며 목둘레에 직경15∼20교정도의 양복깃과 갈은 주름잡힌 목도리를 달고 있는것이 특징.
평소에는 이 깃을 접고있지만 적을 만나면 입을 크게벌리고 깃을 활짝 펴서 상대방을 위협한다.
이 도마뱀은 재빨리 도망치는게 특기인데 이때만은 두 뒷다리로 일어서서 뛴다.
목도리 깃을 활짝 펼치고 앙상한 다리로 뒤뚱거리며 뛰는 모습이 유니크하다. 일본인들의 마음읕 사로잡는 것도 이 뛰는 모습이다.
작년2월 TBS-TV가『울렁울렁동물랜드』 란 프로그램에 처음 에리마끼 도까게를 등장시킨이래 이방송은 시청자들의 요청으로 6차례나 특별프로그램을 방영했으며 특제인형 6개를 만들어 시청자들에게 주겠다는 방송이 나가자 7O만통의 신청엽서가 밀려들어 방송사상 신기록을 세웠다.
작년말부터는 미쓰비시(삼능) 자동차가 새로 내놓은 미라주승용차의 선전광고에 이도마뱀이 뛰는 모습이 등장했고 완구메이커들이 다투어인형이나 장난감을 내놓기 시작했다.
뿐만아니라 동경 경시청은 도심 밤하늘을 배경으로 에리마끼 도까게가 달리는 모습을 크게 실은 방범 포스터를 제작, 시민의 사선을 끄는 작전을 폈다.
이처럼 에리마끼 도까게가 붐을 일으키고 있는데 대해 7욀15일자 동경신문은 사세에서 일본사회의 병적 증후군 현상이라고 규정짓고 허겁지겁 달아나는 에리마끼 도까게의 모습을 보고 즐거워하는 일본인 심리의 배경에는 어린이들의 가학성, 즉 불구자나 기타 사회적 약자들을 못살게 굴고 재미있어하는 두려운 성향과 상통하는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요미우리 (독매) 신문도 7월4일자 해설란을 통해 에리마끼 도까게현상이「포식 일본」 을 회화하는 또하나의 증상으로 풀이하고 정계·예능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수정구를 들여다보며 점을 쳐주다 사기죄로 구속된 여자점술가, 영국황실의 친척이라고 사기치던 가짜 미군대령등의 등장을 가능하게 하고있는 일본사회의 의식저변에 문제가있다고 주장했다.
【동경=신성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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