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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잭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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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우리는 알 수 없다. 24세의 청년, 어떻게 보면 「여자가 되다만 남자」같고, 또 어떻게 보면 뒷골목의 부랑아 같은 「마이클·잭슨」이 어쩌면 미국을 그렇게 사로 잡는가.
이번 주 미국 시사주간지들 마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캔자스 시티의 공연을 앞두고 표를 예매하는 우편국엔 하루 아침 1만5천명의 군중이 몰려들어 법석을 떨었다. 애로헤드 스타디움을 메운 4만5천명의 청중들은 남녀노소 없이 넋을 잃었다.
이 공연장 입구엔 고도 정밀 금속탐지기가 설치되어 모든 입장객을 체크하고 그것도 모자라 5백명의 경호원들이 무대 주위에서 그 청중들을 감시했다. 「마이클·잭슨」은 이 시대 미국의 영웅임에 틀림없다.
13개 미국 도시를 순회하는 「잭슨」 공연의 총수입은 놀라지 말라. 5천만달러. 우리 돈으로 4백억원. 지난해 그는 혼자서 (그룹 5명 가운데) 4천5백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82년 12월에 나온 앨법 『드릴러』는 전 세계에서 3천 5백만 장이 팔렸다. 우리나라 인구 수 만큼. 아니 레코드 사상 초유의 기록으로 『기네스 북』에도 올랐다. 그것은 「존·레넌」이 「비틀즈는 예수보다 유명하다」고 「선언」한 이래 최대의 인기로 평가되고 있다. 그의 공연은 10대들만은 아니고 중년, 노년 할 것 없이 전세대의 환호를 사고 있다.
달콤한 노래인가. 멜로디와 가사는 잠시 접어두고 우선 그의 무대와 분장을 보면 감미와 취미와는 담을 쌓은 것 같다. 도대체 이 세상에는 있을 법하지 않은 기괴한 의상에 검은 안경을 쓴 약골의 청년이 유너크(거세된) 한 음성으로 광란의 몸짓과 함께 노래를 부른다.
『사람들은 말하기를 「이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마라. 네 얼굴 보기도 싫다. 어서 물러가」그들은 눈에 불을 켜고 똑똑히 말했지. 「어서 도망가라니까. 얼른 도망가...」』 「마이클· 잭슨」 의 히트곡 『비트 이트』 (beat it), 『도망가라』란 노래의 첫 구절이다. 10대 폭력배들이 덤벼들면 힘 자랑 하지말고 수저 없이 도망가라는 가사다.
「레이건」 대통령은 이 노래가 미국인이 음주 난폭 운전을 애방하는데 기여했다고 그를 백악관으로 불러 표창장까지 주었다.
「마이클·잭슨」에게 열광하는 그 사회심리는 무엇일까. 먼 나라 얘기가 아니라 우리나라의「잭슨열기」도 만만치 않다.
미국 흑인사회의 행동파들은 「잭슨」 의 「피터 팬」같은 시늉에 삿대질을 하고 나서기도 했다. 왜 저 모양으로 미성숙하고 계집애같이 보여야 한단 말인가 하고. 그 해답은 미국 잡지들에도 아직 없다.
우리는 다만 오늘의 대중문화가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하다. 그게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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