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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잎에 눈 가리면 태산 못 봐" 신년 법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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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불교 태고종 종정 혜초 스님, 천태종 종정 김도용 스님, 진각종 총인 혜일 대종사는 22일 각각 내린 신년 법어에서 '스스로에게 책임을 묻고' '감사하고 참회하며' '자성(自性)을 찾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했다. 또 증산도 안운산 종도사는 "만천하에 참과 정의가 밝게 드러나라"는 신년사를 발표했다.

혜초 스님은 "가랑잎에 눈을 가리면 태산을 볼 수 없다고 하는데 지금 사람들은 나 곧 아집(我執)이라는 가랑잎에 눈이 가리어 국가와 사회, 이웃이라는 태산을 보지 못한다"고 진단하고 "세상이 혼탁한 책임이 나에게 있음을 알아야 한다"며 다음과 같이 게(偈)를 지었다. "우매한 자는 물을 갈라 달을 꺼내려 하고 / 미혹한 무리는 노끈으로 바람을 묶으려 하네 / 둘 다 실체가 없어 이루기 어렵나니 / 마음 한 번 밝히면 일체만물이 통한다네 / 풍진 세상에 집착하지 말고 / 부지런히 닦아 해탈 대장부가 될 지어다"

김도용 스님은 갈등이 끊이지 않는 세상을 빗대 "누가 밝은 거울 가져 와 비춰주려나 / 구슬을 가지고도 스스로 알지 못하네 / 치닫는 시비의 파장 삼천세계에 미치나 / 흩날리는 눈송이 화롯불에 녹아내리네"라고 노래하고 다음과 같이 설했다."보살마음 내는 자는 모든 중생 보살이요 / 중생마음 내는 자는 사대성인 중생이라 / 남의 공덕 내 일처럼 따라 기뻐하여주며 / 감사하고 참회하면 서방정토 이 아닌가"

혜일 대종사는 "가고 오는 법칙이 처음은 아니건만 언제나 생각은 새로운 것을 꿈꾸기"를 바라며 "이 아름다운 새 아침, 행복과 평등, 정진하는 씨앗을 마음 모아 심자"고 강조했다. 한편 증산도 안운산 종도사는 신년사에서 "양심을 속이고 남에게 해가 되게 세상을 살면 절대로 성공을 못하게 되어져 있다. 세상만사란 진실과 정성이 바탕이 돼야지 그렇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새해에는 "해원(解寃).상생.보은.원시반본(原始返本)의 도심(道心)이 온누리에 가득하기"를 축원했다.

이헌익 문화담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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