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세계 노동절 대회'…경찰과 충돌 생겨 12명 검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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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1일 노동절을 맞아 서울광장에서 ‘2015 세계 노동절 대회’를 열었다. ^최저임금 1만원 인상 ^노동시장 구조개악 폐기 ^공적연금 강화 ^세월호 진상규명 등 네 가지를 요구하면서다. 경찰은 이날 시내에 190개 중대 1만5000여명의 경력을 배치했다.

이날 서울광장에서 열린 대회엔 민주노총 산하 300여개 조합 소속 2만2000여명(경찰 추산)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각각 ‘끝내자 박근혜’ ‘쟁취! 최저임금 1만원’ ‘저지! 연금개악’ ‘퇴진! 부정부패 정권’ 등의 피켓을 들었다. 일부는 1만원권을 인쇄한 피켓을 들고 있기도 했다. 여기엔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안 올릴거면 내 얼굴 쓰지도 마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밀어붙이려는 박근혜 정부의 야심은 이제 법도 무시한 채 진행되고 있다”며 “노동자의 권리를 다시 찾고 침몰하는 우리나라를 다시 세우기 위해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엔 노란색 티셔츠를 입은 세월호 유족 150여명도 참석했다.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세월호 유족들은 시행령이 통과되건 말건 끝까지 포기않고 부끄럽지 않은 엄마아빠로 살아가기 위해 (투쟁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대회가 끝나는 오후 4시 30분부터 을지로와 종로 보신각으로 이어지는 거리 행진을 시작했다. 이 시각 행진 참가자는 6600여명으로 줄었다. 오후 4시 40분쯤 일부 참가자들이 행진 도중 을지로 일대에서 경로를 이탈해 "청와대로 가자"며 100여명이 안국동 방향으로 달려갔다. 이에 경찰이 안국동 사거리, 제동 사거리 등 청와대 방향 진입로 4곳에 경찰버스 20여대를 이동해 차벽을 설치하고 이동을 차단하기도 했다. 일부 참가자들이 다시 경찰버스에 쇠사슬이나 천끈을 걸어 흔들어 전복을 시도하거나 창문을 깨기도 했다. 이에 경찰은 도로 불법 점거와 경찰 폭행 등의 혐의로 12명을 검거해 혜화경찰서와 노원경찰서로 나눠서 이송했다.

오후 7시 30분쯤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경찰과 대치하던 시위대 5000여명은 해산해 각각 광화문과 을지로, 안국동 방향으로 흩어진 상태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등 세월호 유족 40여명을 비롯한 시위대 400여명은 안국동 로터리에서 대치하고 있다. 이들은 밤 9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세월호 추모 문화제’에 참가할 예정이다. 이후 광화문 광장에서 1인 시위 등을 하며 ‘1박 2일 철야농성’을 벌인 뒤 2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마지막으로 해산한다는 방침이다.

조혜경ㆍ김나한ㆍ백민경 기자 wisel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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