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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클립] Special Knowledge <576> 비즈니스 리더 8인 삶을 바꾼 조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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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백일현 기자

비즈니스 네트워크 인맥 사이트 링크드인(Linked in) 안에는 ‘최고의 조언(Best Advice)’이란 란이 있습니다. 전 세계 다양한 인사들이 자신의 삶을 변화시킨 지혜의 말을 공유하는데 이 란의 팔로워 수가 282만여 명에 이릅니다. 이 란에 실린 조언 중 일부를 소개합니다. 팔로워 수가 80만 명 이상이고, 링크드인이 ‘비즈니스 리더’라고 명명한 8명이 꼽은 조언입니다.

8명 중 3명 “‘최고의 조언’ 준 이는 아버지”

리처드 브랜슨

 링크드인에서 팔로워 수로 상위 30위에 드는 이들 중 자신의 삶을 변화시킨 ‘최고의 조언’을 소개한 이는 8명이다. 이 중에서도 3명은 그런 조언을 한 이로 “아버지”를 꼽았다.

 가장 많은 팔로워 수(782만여 명)를 자랑하는 영국의 리처드 브랜슨(65) 버진 그룹 회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잭 웰치 전 GE 회장,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을 팔로워 수에서 눌렀다.

 브랜슨은 부친이 “말하는 것보다 더 들으라(Listen more than you talk)”는 간결한 조언을 해줬다고 기억했다. 활동적이고 새로운 일을 많이 하던 모친과 달리 부친이 “조용하진 않았으나 다른 가족들만큼 수다스럽지는 않아” 균형을 이뤘다는 것이다. 부친의 조언을 따르기 위해 브랜슨은 어딜 가든 항상 펜과 공책(또는 노트북 컴퓨터)을 갖고 다니며 듣는 데 최대한 많은 시간을 쓰려고 노력한다. “나는 운 좋게도 세계 곳곳을 다녔고 많은 사람을 만났다. 기차 승무원이든 엔지니어에게든 들을 수 있는 새롭고 유용한 정보에 끊임없이 놀란다. 당신은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듣는 것만으로도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모른다. 내가 아는 가장 성공적인 사업가들은 공통적으로 훌륭한 경청 기술을 갖고 있다. 당신이 듣지 않는다면, 당신은 놓치고 있는 거다.”

 그는 ‘괴짜 사업가’로 유명하다. 고교 중퇴 뒤 16살에 잡지사업으로 시작했다. 세계 4위 음반회사인 버진레코드를 팔고 주변의 만류에도 항공사에 투자, 항공료를 절반으로 낮추는 전략으로 성공을 거뒀다. 우주 관광을 사업화하겠다며 버진 갤럭틱을 설립했다. 일부 직원에겐 ‘무제한 휴가’를 제안했고, 채용 면접 때는 “이력서에 안 적은 건 뭡니까?”라는 질문을 가장 자주 한다. 스스로는 선천적 난독증을 극복했고, 열기구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거나 비행기에 여성 승무원 복장을 하고 탑승한 적도 있다.

 “수십 년 지난 뒤 조언의 힘 깨달아”

제프 와이너

 브랜슨 외에도 부친에게 들은 ‘최고의 조언’을 소개한 이는 제프 와이너(45) 링크드인 최고경영자(CEO)와 영국의 유명 방송인·사업가 제임스 칸(55)이다. 이들은 각각 “너는 마음 먹은 대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You can do anything you set your mind to)” “대중을 관찰하고, 그 반대로 해라(Observe the Masses, Do the Opposite)”는 조언을 들었다.

 제프 와이너는 지난해 ‘미국 IT기업 사내 인기 최고 CEO’로 꼽힌 인물이다. 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BI)가 취업사이트 글래스도어의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와이너에 대한 사내 직원들의 지지율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래리 페이지 구글 CEO 보다 높았다. 와이너는 2008년 링크드에 합류한 이후 3억 명이 넘는 사용자가 이용하는 소셜미디어로 키웠다. 앞서 와튼 스쿨과 야후, 워너브러더스 등을 거친 뒤다. 와이너는 사내 무료 요가 교실을 열고 직원이 자기 개발을 위해 공부를 하면 수당을 지급하고, 모든 직원과 회의를 열고 소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와이너는 부친에게 “넌 마음 먹은 대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단다”란 말을 듣지 않고 지나치는 날이 없었다고 기억한다. 너무 자주 들은 탓에 어느 날부터는 부친의 그런 말을 귀담아 듣질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와이너는 “수십 년이 지난 뒤에야 그런 말이 얼마나 중요했고 나에게 큰 영향을 미쳤는지 깨달았다”고 밝혔다.

제임스 칸

 제임스 칸은 파키스탄 출신 영국인이다. 리크루팅 회사, 헤드헌팅 회사 등을 설립한 뒤 성공적으로 팔았고, CNBC 프로그램에 창의적인 중소기업에 대해 조언하는 사업가로 나와 유명해졌다.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도 만들었고, 영국 정부가 운영하는 창업 지원 기관의 수장도 맡았다.

 그는 16살 때 “어떤 자격이나 경험도 없이” 학교를 그만두고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롤 모델이자 멘토인” 부친이 “대중들이 한 방향으로 간다면 그 반대 방향이 훨씬 더 큰 기회로 통한다”고 한 조언을 삶과 사업에서의 철학으로 삼아 실제 헤드헌팅 회사를 세웠을 때 적용했다. “당시 헤드헌팅은 엘리트들에 대해서만 이뤄졌다. 하지만 난 그걸 중간 관리자급으로 가져오길 원했다. 존재하지 않는 시장에 새로운 서비스를 가져오는 일이었다.” 결국 부친의 조언은 큰 성공으로 이어졌다.

새로운 일에 뛰어들고 경쟁력 찾게 하는 힘

디팩 초프라

 다른 3명은 남에게 들은 조언을 소개했다. 심신 의학(Mind-body Medicine)의 대가로 불리는 디팩 초프라(69)는 “직업과 경력, 소명을 일치시키라(Match Your Job, Career, and Calling)”는 말을 최고의 조언으로 꼽았다. 고대 인도의 전통 치유학인 아유르베다 전문가 트리구나 박사에게 들은 얘기다.

 초프라는 인도 태생으로 아유르베다와 현대 의학을 접목한 건강론과 행복론, 마음 수련법으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한 명”(더 타임즈), “세계 대체의학의 선구자”(빌 클린턴)란 말을 들었다. “오프라 윈프리, 레이디 가가 의 정신적 스승”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도 80년대 중반 이 분야를 시작할 땐 고민이 컸다고 한다. 다음은 그의 고백. “15년 동안 보스턴에서 내분비학자로 일한 뒤 난 심신의학에 강하게 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주변적인 분야를 위해 잘 되는 의학을 포기해야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정신과 육체의 연결이 존재한다고 믿지 않는 존경받는 의사들을 많이 알고 있었다. 진퇴양난 속에서 난 트리구나 박사를 만났다. 직업과 경력, 소명을 일치시키라는 그의 조언을 듣고 새로운 일에 뛰어들 수 있었다.”

티 분 피켄스

 티 분 피켄스(87) BP캐피털 창업자는 다른 기업 인사에게 들은 “크고 작은 거래 에서 세렌디피티(뜻밖의 행운·재미)를 열렬히 껴안아라(Embrace the Serendipity in Big (and Small) Deals)”는 조언을 소개했다. 그가 들은 말은 이랬다. “분. 너는 큰 거래뿐 아니라 작은 거래에도 많은 시간을 쓰고 있어. 큰 거래엔 항상 뜻밖의 행운(재미)이 있어. 네가 만약 거기에 다다른다면 너는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 거야. (거래는) 더 클수록, 더 좋아.” 피켄스는 ‘원유 투자의 대가’이자 ‘기업 사냥꾼’으로 불린다. 12세 때 신문을 팔아 하루에 28센트를 벌던 그는 다양한 인수·합병 등을 하면서 거물로 성장했다. 그의 삶만 보면 보통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큰 거래에서 ‘행운과 재미’를 누린 셈이다.

크레이그 뉴마크

 미국 최대의 온라인 벼룩시장 ‘크레익스리스트’의 창업자 크레이그 뉴마크(63)도 “코미디를 통해 구원을 찾아라(Find Salvation Through Comedy)”는 조언을 꼽았다. 그에게 그런 조언을 한 이는 한 회사의 매니저였다. “(그는) 내가 같이 일하는 동료들을 극단적으로 갈리게 한다고 했다. 나의 말을 싫어하거나 또는 좋아하거나로 말이다. 그는 내 유머 감각이 유일한 장점이라고 했다. 나는 그의 말이 맞다는 걸 깨달았고 코미디야말로 인간이 불쾌한 진실을 이해하게 만든다는 걸 깨달았다.”

 결국 뉴마크는 그의 ‘모난 성격’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 ‘쉽다’는 인식을 주는 인터넷 서비스로 대박을 냈다. 크레익스리스트는 회원 등록이 필요 없고 팝업 광고창도 없지만 일자리, 아파트, 이성친구가 필요할 때 찾는 사이트로 사람들에게 친숙하다는 평이다. 모두 무료이고 기업 구인 광고 등에만 돈을 받는데, 그 수익이 막대하다.

 “너의 삶을 스스로 조종해야 … 운전대를 잡아라”

피트 캐시모어

 이밖에 정보 커뮤니티인 매셔블(Mashable)의 창업자 피트 캐시모어(30)는 최고의 조언으로 “너만의 실수를 해라(make your own mistakes)”를 들며 주로 인터넷 사이트에서 여러 좋은 말을 접했다고 밝혔다. “2005년 매셔블을 만들었을 때 난 스코틀랜드의 10대였다. 유명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거의 매일 위대한 사상을 접하게 해주는 웹사이트에 의존했다. 그러면서 난 좀 더 좋은 사업가가 되어갔다.”

 그는 잘생긴 외모 때문에 ‘블로그계의 브래드 피트’로 불린다. 그는 20대 때는 “(남의) 조언을 구하지 말고, 너만의 실수를 해라”는 말을 주문처럼 외웠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매일 같이 일하는 팀원들에게 여러 조언을 듣기에 그에게 남은 주문은 “너만의 실수를 해라”는 말이라고 했다.

나오미 심슨

 나오미 심슨(50) 레드벌룬 창업자도 자신의 삶을 개척해온 스타일이다. 레드벌룬은 호주의 ‘체험 선물 전문회사’다.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선물한다는 개념으로 2001년에 창업한 초기엔 홍보가 부족해서인지 반응이 빨리 오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심슨은 “13살 때부터 돈을 벌기 시작했다. 크리스마스 때 장난감 가게를 정리하는 일, 부티크에서 드레스를 파는 일도 했지만 어려운 일이라고 절대 물러서지 않았다”면서 “운전석에 타라(Get in the driver’s seat)”는 ‘최고의 조언’을 소개한다. “너는 너 스스로의 삶을 조종하고 있다. 운전석에 타라. 운전대를 잡고 조종하라”는 것이다. 심슨은 2011년 ‘그해의 기업가상’을 비롯해 수많은 경제계 상을 받고 여러 책을 내놓는 등 성공한 사업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백일현 기자 keysm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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