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철의 마음 풍경] 배꽃 그늘 아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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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짝 핀 배꽃을 사진에 담으려다 보았습니다.

청초 우거진 골에 자는듯 누워있는 옛 사람.

홍안은 어디 두고 백골만 묻혔는다.

황진이를 그리던 옛 시인의 시조 한 소절 떠올립니다.

배꽃 길을 담으려다 보았습니다.

양지바른 무덤가에 꽃대 올린 야생화.

하얀 꽃 그늘 아래 누워 시를 읊습니다.

잔 잡아 권할 이 없으니 그를 설워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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