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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전문경영인|라이프그룹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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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대부분의 건설업체가 그렇듯 라이프그룹도 최근 몇년간 큰 어려움을 겪었다.
중동건설 부진에다 이·장사건에 말려들면서 위기상황을 맞았던 라이프는 지난해 동방화재를 현대에 넘기는등 감량의 아픔을 겪고 재도약의 발판을 다졌다.
지난 62년 조내벽회장이 25세의 나이로 설립한 한성물산에서 시작된 라이프그룹은 22년의 짧지 않은 연륜을 쌓으면서 라이프주택을 중심으로 8개기업에 6천여명의 종업원을 갖는 중견그룹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그룹매출액은 3천5백억원. 올해는 4천2백억원을 잡고있다.
라이프의 경영은 상업주인 조내벽회장과 조회장의 친동생인 조정민부회장을 중심으로 짜여져있다.
사내외에서 「일밖에 모른다」 할정도로 이들 형제기업인의 일에 대한 열성은 대단하다.
조회장은 사업을 일으킨이후 하루4시간 이상을 자본적이 없다. 5시에 일어나 가벼운 운동을하고 7시30분에 출근, 8시부터 본부장회의 주재·서류결재·외부방문객및 바이어 상담·계열사업무보고·참모회의등을 마치고 밤11시나 되어야 퇴근한다.
일요일이면 공사현장을 찾아다니며 일일이 챙긴다.
그점에서는 조정민부회장도 마찬가지. 그는 지난연말부터 사우디아라비아현장에 아예 눌러앉아 공사를 진두지휘하고있다. 그만큼 임원진들도 바쁘다.
경영회의가 유난히 많은것도 라이프의 특징. 조회장 주재로 열리는 회의만도 매일 라이프주택의 본부장회의·계열사보고·참모회의등 하루 세차례씩이나 있고, 공식회의는 아니지만 매일 점심도 회장실옆 회의실에서 임원들과 함께 들면서 간담회형식으로 이뤄진다.
이밖에 매월 첫째 화요일에는 전계열사 임원이 참석하는 그룹확대회의가 열린다. 그룹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회장의 친정체제는 더욱 강화됐다.
라이프그룹의 임원진은 총66명으로 이중 각 계열사사장을 맡고있는 경영인은 모두 7명이다. 주력기업인 라이프주택은 조회장이 직접 맡고있고 사장은 공석이다.
라이프의 경영인맥은 한성물산시절부터 라이프에 몸담은 창업세대와 75년 라이프주택 설립때부터 참여한 「주택창업동기」, 그밖의 외부영입케이스로 대별된다.
창업세대로는 송효직유통사장, 이동국주택부사장, 황명익미주금고전무, 안상련제화상무, 최일승유통상무 등이있다.
송사장은 말단사원에서 시작, 그룹종합실장등 요직을거쳐 유통을 맡고있다.
이부사장도 창립사원으로 출발, 유통·주택등에서 영업부문을 주로 맡아오다가 올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주택동기로는 양창화제화사장, 김동환통상사장, 조정환주택부사장등이 돋보인다.
양사장은 조회장의 자형으로 주택부사장을거쳐 81년부터 제화경영을, 맡고있고 김사장은 조회장의 손위처남으로 역시 주택부사장을 역임한후 81년부터 통상사장직을 맡고있다.
외부영입케이스로는 이강제대한증권사장, 하광진항공사장, 정득만경주조선호텔사장등이 대표적이다.
이사장은 동방화재감사를 거쳐 작년부터 대한증권을 맡고있고 하사장과 정사장은 모두 예비역장성출신.
하사장은 해군준장출신으로 유통부사장으로 영입돼 83년부터 항공사장으로 자리를 옮겨앉았고 정사장은 육군보병학교장등을 거친후 예편, 경주관광개발공사 사장을 지내다 지난해 경주조선호텔사장으로 영입됐다.
이밖에 군출신으로는 윤동휘경주조선호텔전무, 김종수통상전무, 이유정유통전무, 최옥규유통상무등이 눈에 띈다.
또 관출신으로는 황기동주택부사장, 박종국·박수하·김진수주택전무등이 눈에 띄며 금융계출신에는 김성주주택전무, 신정용대한증권전무, 강인현증권상무등이 대표적. 언론계출신으로는 최준문주택수석부사장, 맹광호주택상무가 있다.
70년부터 시작된 공채는 아직 1기가 부장급에 머물러있어 경영진의 주축을 이루기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라이프그룹은 올해 제2의 창업을 꾀하고있다.
주력업종인 건설의 수익성을 높이는 한편 그룹의 기반을 넓히기위해 유통·레저등 비건설분야에 참여의 폭을 늘릴 계획이다. 지난 2~3년의 쓰라린 경험이 그룹의 안정적 성장을 위한 「약」이 됐다는 것이 그룹경영인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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