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文수석, 이번엔 조흥銀 노조 만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지난 1월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에 조흥은행 노조와 비밀 접촉한 데 이어 문재인(얼굴)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도 이 은행 노조 관계자와 최근 만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만남에서 특히 청와대 측은 조흥은행 매각에 관한 토론회를 열어 조흥 노조가 자신들의 주장을 펼 기회를 갖도록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조흥 노조는 이에 따라 29일로 예정했던 파업을 무기 연기키로 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27일 "文수석이 지난 26일 이용득 금융노조 위원장과 허흥진 조흥은행 노조위원장을 청와대로 불러 만났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조흥은행 노조가 노무현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한 데 따라 文수석이 노조의 주장을 듣는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조흥 노조가 29일 파업을 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사정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文수석은 이와 관련, "기존의 조흥은행 매각과 관련한 정부의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며 "다만 노조 주장이 공식 제기되는 장을 마련해 주겠다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이정우 정책실장 주재로 조만간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한편 조윤제(趙潤濟) 대통령 경제보좌관은 이날 "대통령이 조흥은행의 독자 생존을 약속한 바 없다"며 "제3의 기관에 독자생존 여부를 평가받도록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趙보좌관은 스탠더드 차터드은행이 주최한 '대한민국을 동북아의 금융 중심지로'주제의 회의에 참석해 "조흥은행 매각은 계속 추진해야 하며 현재 신한지주와 가격문제를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SK글로벌과 관련, "채권단의 상업적 판단을 존중할 것"이라며 "채권단이 청산을 해도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이 자리에서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대형 사업장 노조의 권익을 국제 수준에 맞게 줄이겠다"고 말했다.

金부총리는 "과거 대기업과 대형 사업장 노조가 강력한 교섭력을 바탕으로 일년 내내 사용자와 대립했다"며 "그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에서 노사관계 개선을 가장 중요한 문제로 꼽게 됐고, 사회적 비용도 많이 나갔다"고 밝혔다.

장세정.김성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