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원의 골프 장비록] 나무·스틸·그라파이트로 진화한 샤프트 … 시니어에겐 경량이 적당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424호 23면

샤프트(Shaft)는 골프클럽의 핵심 부품이다. 자동차로 치면 엔진이나 다름없다. 샤프트가 골프 클럽의 심장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샤프트가 그렇게 중요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낚싯대처럼 낭창거리기면 하면 되는 게 아니냐”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골프 클럽의 샤프트는 왜 중요할까.

골프 클럽의 심장

예를 들어 여기 두 개의 망치가 있다. 하나는 가볍고, 다른 것은 한 손으로 들기가 버겁다. 망치질을 할 때 너무 무거우면 다루기가 힘들어 못을 제대 박기가 어렵다. 너무 가벼워도 못이 잘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적당한 무게의 망치가 필요한 것이다.

골프클럽도 마찬가지다. 클럽이 과도하게 무거우면 체중이 뒤에 남아 공을 제대로 때려내기가 어렵다. 반대로 너무 가벼우면 몸이 따라 나가기 쉽다. 골프를 잘 치려면 적당한 무게의 클럽 선택이 필수적인 이유다.

골프클럽의 무게는 헤드와 샤프트의 재질이 좌우한다. 골프클럽을 만들 때 무거운 샤프트를 쓸 수도 있고, 가벼운 샤프트를 사용할 수도 있다. 19세기에 사용했던 골프클럽은 샤프트 재질이 나무였다. 보통 ‘히커리’ 나무로 만들었는데 무게는 230~240g 이었다. 이렇게 묵직하던 나무 샤프트는 1900년대 초반 스틸 샤프트가 등장하면서 가벼워졌다. 160~180g의 스틸 샤프트가 주류를 이뤘다. 주물로 샤프트를 찍어내면서 대량 생산의 기틀도 마련했다. 그러면서 스틸 샤프트의 무게는 120g대로 줄어들었다. 요즘 나오는 경량 스틸 샤프트는 85g 정도다.

60년대 미국에서 개발된 탄소섬유의 등장도 골프클럽의 발전을 가속화했다. 우주선과 비행기 등의 재료로 만들기 위해 개발된 탄소섬유는 샤프트의 개념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70년대 후반부터 탄소섬유로 만든 그라파이트 샤프트가 등장하면서 골프클럽은 또 다시 ‘경량화’의 혁신을 하게 된다.

주말 골퍼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클럽의 샤프트 무게가 어느 정도인지 잘 알지 못한다. 요즘 드라이버의 샤프트 무게는 50g 안팎이다. 38g밖에 안 되는 브랜드도 있다. 이렇게 가벼운 샤프트는 근력이 떨어지고 스윙 스피드가 빠르지 않은 시니어 골퍼용이다. 여자는 40g 안팎을 주로 사용한다. 페어웨이 우드 샤프트 무게는 대게 60~70g, 하이브리드 샤프트는 70~80g 정도다.

아이언의 샤프트는 페어웨이 우드 샤프트보다 무겁다. 아이언은 그라파이트가 70g, 스틸이 95g, 경량 스틸은 85~90g이다. 스틸 샤프트가 그라파이트에 비해 20g가량 무겁다.

그렇다면 3번 아이언과 9번 아이언의 샤프트 무게는 다를까. 롱아이언과 쇼트 아이언은 샤프트 길이는 다르지만 무게는 똑같다. 14개의 클럽 가운데 가장 무거운 클럽은 ‘퍼터’다.



도움말 주신 분 핑골프 우원희 부장, 핑골프 강상범 팀장, MFS골프 전재홍 대표

정제원 기자 newspoet@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