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도난·훼손 잇따라 … 예산서 올 들어서만 3건 발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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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도난당한 남은들 상여의 상부 장식. 용마루 중간에 세운 꼭두각시가 이채롭다. [문화재청 제공]

예산군내에서 올 들어 각종 문화재가 잇따라 훼손되거나 도난당하고 있다.

15일 예산군에 따르면 지난 7일 덕산면사무소의 한 직원이 '남은들 상여'(덕산면 광천리.중요민속자료 31호)의 주요 장식품 43점이 도난당한 것을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이 오래전에 장식물을 뜯어간 것 같다" 고 말했다.

이 상여는 대원군(1820~1898)이 1847년 경기도 연천에 있던 부친 남연군(?~1822)의 묘를 덕산면 상가리로 옮길 때 사용한 뒤 운구를 도왔던 광천리(남은들) 주민들에게 답례품으로 준 것이다. 1974년 국가문화재로 지정됐으나 관리 상태가 부실해 2001년에는 상여 용마루에 꽂혀있던 꼭두각시 조각품이 없어지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에는 덕산면 충의사 내 윤봉길(1902~32)의사 사당에 걸려 있던 박정희 전 대통령 친필 현판이 한 지방 문화원장에 의해 무단 훼손돼 물의가 빚어졌다.

또 8월에는 대술면 방산리 이광임 선생 고택 재실의 문짝(1920년대 제작.충남도 유형문화재 83호) 네 개가 놋향로와 함께 감쪽같이 사라졌다.

한편 문화재청에 따르면 남은들 상여는 지난 2003년 민속자료 실태 조사 당시 도난이나 훼손당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인근 박물관으로 옮기는 방안이 논의됐었다. 하지만 소유주인 광천리 주민들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결국 이전이 무산됐다.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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