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다방 전시회를 아시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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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원로 예술가 모임인 ‘계절회’가 13일부터 전주시 경원동 삼양다방에서 추억의 ‘다방 전시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30~40년 전에 흔히 열렸던 '다방 전시회'가 도심 한복판에서 재연됐다.

전주시 경원동 '삼양다방'에서는 13일부터 10일 간 지역 원로화가들의 모임인 '계절회'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이 전시회는 실버 화가 12명이 10여년 동안 갈고 닦아 온 솜씨를 뽐내기 위해 마련했다.

전시회는 옛 다방 전시회의 모습을 그대로 되살렸다. 문 앞에 걸린 작은 팸플릿 한 장으로 크고 요란한 플래카드나 포스터를 대신했다. 여느 미술관처럼 화려한 조명은 없지만, 손때 묻은 탁자 위와 벽에는 한국화.서양화.서예.사진 등 20여점이 세워져 있다.

'계절회'의 이용재(78) 회장은 "전시회를 미술관에서 정식으로 열자는 얘기도 나왔으나 회원들이 한창 작품활동을 하던 60년 대를 추억하며 다방 전시회를 재연해 보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1960~70년 대만해도 전주시내 전시 공간은 다방 밖에 없었다. 등단 작가든 아마추어 미술가든 개인전이나 전시회를 열려면 다방부터 찾아다녀야 했다. 80년 대 들어 미술관이나 갤러리 등이 곳곳에 들어서면서 다방 전시회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특히 이번 전시회가 열리는 '삼양다방'은 60~80대인 '계절회' 회원들이 매일 출근하듯 들르던 곳이었다. 회원들은 이번 전시회 기간에 매일같이 다방에 나와 관람객들에게 작품 설명을 하고, 젊은 세대에게 자신의 삶과 예술관을 들려 주고 있다.

이 회장은 "커피나 쌍화차에 달걀 노른자를 띄워 마시던 시절의 전시회 향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063-284-7490.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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