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싼과 스포티지는 소형 SUV 시장에서 1, 2위 다툼을 하고 있는 차량이다. 투싼은 지난해 3월 출시 직후 출고 대기 기간이 4개월 이상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5개월 뒤에 뉴 스포티지가 나와 젊은 고객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1위 자리를 단숨에 빼앗아 버렸다. 투싼은 다시 1년 뒤인 지난 8월 뉴 스포티지를 제치고 1위에 올랐으며 이후 두 모델은 1위 자리를 두고 순위 다툼을 계속 하고 있다.
투싼과 스포티지는 엔진과 변속기, 차체 기본 골격을 같이 쓴다. 이 때문에 최대 출력(143마력/4000rpm)과 최대 토크(32㎏.m/1,800~2,500rpm) 등 주행 성능이 거의 같다.
두 차량의 차이점은 뭘까. 우선 연비. 투싼은 14.5㎞/ℓ(2.0 CRDi 디젤 2륜 구동 수동 기준)으로 스포티지보다 연비가 0.1㎞/ℓ 좋다. 무시해도 좋을 정도다. 실내 공간은 스포티지가 더 여유롭다. 차량 내부 공간을 결정짓는 앞.뒷바퀴의 축간거리에서는 스포티지가 2630㎜로 투싼보다 35㎜ 길다. 업계 관계자는 "디자인에 직선이 많이 들어간 스포티지가 남성적이라면 투싼은 여성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투싼은 1522만~2220만원, 스포티지는 1590만~2317만원(수동기준, 옵션 제외).
현대 쏘나타와 기아 로체도 엔진과 변속기를 같이 쓰는 '형제 차'다. 로체에 탑재된 세타 엔진은 현대차가 세계시장을 겨냥해 독자 개발한 것으로 쏘나타에도 똑같이 적용됐다. 이 때문에 주행성능에는 차이가 없다. 2.0엔진을 기준으로 할 때 엔진과 변속기가 같기 때문에 최고 출력(144ps/6000rpm)과 최대 토크(19.1㎏.m/4250rpm)도 똑같다. 하지만 연비는 로체가 10.9㎞/ℓ로 쏘나타(10.7㎞/ℓ)보다 약간 좋다. 차 무게가 쏘나타(1450㎏)보다 55㎏이나 가벼운 덕택이다.
차체도 조금 다르다. 로체의 차체는 쏘나타보다 다소 작고 가볍다. 길이(전장)와 폭(전폭)이 각각 4755㎜, 1820㎜로 쏘나타보다 각각 45㎜, 10㎜ 작다. 로체는 쏘나타와 비교해 가격이 싸고 선택의 폭이 넓다는 점이 강점이다. 쏘나타에는 없는 배기량 1800cc 모델이 추가됐다. 2000cc 모델의 가격(1583만~2277만 원)도 쏘나타(1689만~2355만5000원)보다 약간 싸다. 외관도 쏘나타가 직선이 많은 남성적이라면 로체는 곡선이 많아 여성적인 느낌을 준다.
최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