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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성하 편히 가십시오"|요한·바오로2세가 떠나던 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교황성하, 안녕히 가십시오.』
체한 91시간, 4박5일의 방한일정을 모두 마치고 순례의 발길을 파푸아뉴기니로 옮기던 7일 온 국민은 경건함 속에 따뜻한 마음으로 교황성하를 전송했다.
교황일행이 지나는 연도에는 이른 아침부터 수만 시민이 손에 손에 태극기와 교황청기를 들고나와 남은 여정의 평안을 기원했으며 김수환추기경과 대통령 전용승용차에 동승한 교황은 잔잔한 미소를 띤채 두 손으로 성호를 그으며 환송인파에 석별의 인사를 보냈다.
이에 앞서 1백3위의 복자 가 성인으로 추대된 6일 서울 여의도에서의 시성식은 전국에서 모인1백만 신도가 광장을 메운 가운데 장엄한 분위기속에 진행됐다.

<환송인파>
상오8시 서울궁정동 교황청대사관을 출발한 교황은 시민들의 뜨거운 환송 속에 광화문∼서대문∼공덕동로터리∼여의도∼김포 가도를 거쳐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교황이 지나는 연두에는 많은 시민·신도·학생들이 손에 교황청기와 교황의 얼굴이 담긴 책받침을 들고나와「비바파파」를 외치며 교황을 환송했다.
김수환추기경과 함께 대통령전용차를 탄 교황은 나흘간의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입국때와 다름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성호를 그으며 양손을 들어 따뜻한 미소로 환호에 답했다.
교황은 여의도 광장을 지날때는 시성식을 가진 제단 십자가 중앙에 붙여진 1백3위의 새로운 성인에게 성호로 이별을 고했다.
광화문로터리·공덕동 로터리·양화교 인공폭포 앞에는 한복을 입은 서울시내 천주교회 성가대원들이「주교님입장」등의 성가를 부르며 석별을 아쉬워했다.

<환송식>
상오8시25분 김포공항에 도착한 교황은 공항청사 안쪽에 마련된 식장에 들러 마지막 환송행사를 가졌다.
환송식에 앞서 교황은 공항국빈실에서 전두환 대통령과 함께 채문식 국회의장·유태흥 대법원장·진의종 국무총리·김수환 추기경·교황청성직자들이 배석한가운데 15분간 환담했다.
이어 교황은 전대통령과 함께 환송식장에 나와 마지막 고별인사를 한후 비행기 앞까지 깔려있는 십자형의 붉은 가피트를 걸어가며 3부요인과 정부각료·우리나라의 성직자들과 일일이 악수, 작별인사를 했다.
전대통령은 전용기 트랩 밀까지 교황을 배웅했다.
상오9시5분쯤 교황을 태운 DC-10 교황전용기는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 다음 순례지인 파푸아뉴기니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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