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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南通新 사용설명서] 할까? 말까? 그럼 해보세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19면

“최소 2~3년, 길게는 10년은 준비해야 한다는군요.”

 “10년이나?”

 “빵 5개 만들 줄 안다고 해서 빵집 차리면 안 된다는 거죠.”

 “하긴 그렇겠지.”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일단 해보는 거구요. 생각만 하고 실제 행동에 옮기지 않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으니까요.”

 이번 주 커버 스토리를 쓴 송정 기자와 제가 지난주 나눈 이야기입니다. 이번 주 커버 스토리는 주부들의 취미 생활과 창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내 아이에게 더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이고 싶은 마음에 요리 교실을 다니고, 그러다 실력이 쌓이면 창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더군요. 요리뿐 아니라 꽃꽂이나 인테리어 등 주부들이 잘할 수 있는 분야가 많습니다. 하지만 실력만 있다고 해서 모두 성공을 하는 건 아니죠. 벼룩시장에서 물건을 팔아보면서 소비자들의 성향도 파악하고, 잘된다는 가게에 적어도 1년은 가보는 등 철저한 시장조사는 필수랍니다.

 이번 주 ‘엄마가 쓰는 해외교육 리포트’는 이탈리아 로마편입니다. 서양문화의 발원지 로마. 이곳에서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요. 15년 동안 이곳에서 살았던 유상희씨가 전해준 건 한마디로 ‘이탈리아인에게는 모두가 친구다’입니다. 길거리에 마주치는 누구에게나 말을 걸고, 언제나 웃는 얼굴로 눈웃음을 나눈다네요. 감정 표현이 풍부하지만 다혈질은 아니어서, 나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화를 내는 일은 별로 없답니다. ‘언제나 웃는 얼굴로 말을 걸어오는 사람들이 있는 나라’라니 한 번쯤 살아보고싶네요.

‘당신의 역사’의 주인공은 번역가이자 소설가 안정효씨입니다. 그는 자신의 인생이 “모두가 생각하는 요령과 계산을 다 비켜갔다”고 했습니다. 남들 보기엔 허튼짓 투성이였지만 그 허튼짓이 삶의 자산이었다고요. “사람들은 어디 가다 길을 잘못 들어서 여기저기 헤매면 시간 낭비했다고 생각하잖아. 사실은 그건 낭비가 아니고 그만큼 삶에 도움이 되는 경험이 늘어나는 것이지.”

 저도 어떤 일을 하려고 할 땐 걱정이 앞섭니다. 괜한 일 벌여서 시간과 돈만 낭비하는 거 아닐까 하고요. 하지만 안씨의 말처럼 허튼짓이란 없는 거죠. 실패든 성공이든 도움이 될 테니까요. 생각만 하지 말고 작은 일이라도 행동에 옮겨보는 거 어떨까요.

박혜민 메트로G팀장 acirf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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