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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렵상아 더 이상 운반않겠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밀렵꾼들이 아프리카에서 남획한 상아의 상당부분을 수송해왔던 벨기에의 사베나항공이 앞으로 불법채취된 상아의 운반을 맡지않겠다고 자연동물보호 국제기구인 「세계야생동물기금」에 최근 다짐했다.
이 항공사는 지난 10년간 자이레와 탄자니아등에서 불법채취된 상아 3백여t을 수송, 아프리카코끼리의 멸종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비난을 각종 야생동물보호단체로부터 받아왔다.
사베나 항공의 이같은 결정으로 코끼리 밀렵꾼들의 상아밀반출이 어렵게 됐다.
따라서 돈벌이에 눈이 먼 밀렵꾼들의 학살로 멸종위기에 놓여있는 아프리카 코끼리들에겐 희소식이 아닐수없다.
사베나항공의 이번 용단(?)은 특히 동물보호를 위해 창설된 「국제재판소」의 끈질긴 투쟁의 결실이다.
아프리카의 고위당국자들은 치부를 위해 코끼리 밀렵과 상아밀반출을 방조해왔던 것으로알려졌다. 당구공이나 액세서리 또는 피아노건반등으로 세공되는 상아는 코뿔소의 뿔보다는 값이 덜해도 상당한 값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코끼리 밀렵꾼들이 아프리카에서 사라지지 않고있다. 밀렵꾼들은 코끼리의 나이나 성별을 가리지 않고 총이나 독극물로 마구 죽여 상아를 베내고 심지어 살아있는 코끼리로부터 상아만 톱으로 잘라내는등 잔인하기 이를데 없다는 보도도 있었다.
아프리카대륙 대부분에 서식해왔던 코끼리는 밀렵꾼들의 마구잡이로 이제 중부와 동부에 위치한 20여개국에만 약간씩 살고있다.
사베나항공의 밀렵상아운반중지 결정으로 상아밀반출이 줄어든것은 분명하지만 코끼리를 멸종위기에서 구하기 위해선 모든나라가 워싱턴협정을 준수하고 밀렵상아의 거래를 철저히단속하는등의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게 야생동물 보호단체들의 주장이다.
【파리=주원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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